주호영·이진숙 1·2위…野 대구시장, 무소속 단일화 더 주목

국힘 경선후보에 앞서…홍석준, 공천 시 단일화 추진 선언
김부겸 양자 대결에서는 열세…분열시 '대구 상실' 우려도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여론조사에서 야권 주자 가운데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공천에서 배제된 두 후보가 여전히 대구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셈이다. 이들이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닫지 않으면서 '컷오프 후보 간 단일화' 시나리오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야권에 따르면 주 부의장과 이 전 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연일 시사하고 있다. 주 부의장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8일 기자회견에서 "항고심 판단을 지켜본 뒤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며 당 안팎의 '선당후사'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데 이어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 전 위원장도 같은 날 채널A 라디오 인터뷰에서 무소속 출마 행보에 대해 "시민들을 위한 대리전을 하는 것"이라며 "중앙당에서 '막대기'만 가져다 꽂아도 대구 시민들이 따라야 하는 전통은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등 다른 선택지에 대해서는 "대구시를 위해 할 일이 많다"고 일축했다.

두 사람이 당의 만류에도 독자 노선을 고집할 수 있는 배경에는 여론조사 수치가 있다. 한국갤럽이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 10~11일 대구 만 18세 이상 유권자 8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주 부의장은 24%로 1위, 이 전 위원장은 20%로 2위를 기록했다. 경선에 남아 있는 추경호 의원(16%), 유영하 의원(5%), 윤재옥 의원(3%), 홍석준 전 의원(2%), 최은석 의원(1%)은 그 뒤를 이었다.

컷오프된 지 20여 일이 지났는데도 두 사람의 지지가 굳건하다는 것은 유력 주자들이 경선 바깥에서 강한 원심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주 부의장은 연일 공천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하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이 전 위원장도 '야권 단일 후보론'을 내세우고 있다.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대구 기독교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 전 총리(가운데)와 홍석준·이재만·추경호·최은석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대화하고 있다. 2026.4.5 ⓒ 뉴스1 공정식 기자

이들이 경선 밖에서 큰 목소리를 낼수록 경선에 남은 후보들은 주목받지 못한 채 당 내홍만 부각되는 양상이다. 컷오프가 경쟁력 있는 후보를 추려내기는커녕 경선 자체의 구심력을 약화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경선 후보들이 잇따라 단일화를 주장했던 것과 거의 같은 양상이 대구시장 경선에서도 연출되고 있다. 홍석준 전 의원은 자신이 후보가 되면 주 부의장과 이 전 위원장을 포함한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존재감도 단일화 압력을 키우고 있다. 일대일 구도에서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보수표까지 분열되면 패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김 후보는 국민의힘 모든 예비후보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오차범위 밖 우위를 보였다. 가장 경쟁력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 전 위원장·추 의원과의 대결에서도 17%포인트(p), 주 부의장과는 18%p 차이로 앞섰다. 유 의원·윤 의원 등과는 25%p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변곡점은 경선 후보가 2인으로 압축되는 오는 17일 전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시점을 전후해 당 지도부 등이 나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대표가 경선 참여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이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선거 분위기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경선에 끼어들려고 하는 것은 이미 공관위가 두 번이나 판단한 일인 만큼 옳지 않다"면서도 "무소속 출마 후 단일화만 확실히 되면 오히려 선거 분위기에 좋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 의원들 사이에서는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에 부정적인 기류다. 한 대구 재선 의원은 "2인으로 압축될 때쯤에 지도부가 나서서 양해해서라도 무소속으로 뛰려는 사람을 포기시켜야 할 것"이라며 "단일화가 성공한다면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지만, 대선 당시처럼 당에서 당선된 후보가 단일화에 부정적일 경우 선거 자체를 넘겨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응답률은 1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