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공천 잡음 …텃밭 대구 수성 위기설마저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안방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김부겸 출마설에도 현역+이진숙 뒤엉켜 후보군 못 내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상북도지사 예비경선 결과 개표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3.20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6·3 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국민의힘의 '이정현표 혁신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부산·충북은 우여곡절 끝에 경선으로 정리되는 분위기지만, 대구에서는 중진 컷오프설과 특정 인사 내정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변수까지 얽히며 공천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판론 속에 텃밭 대구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0일 오전 컷오프된 김영환 충북지사를 제외한 공천 신청자 전원이 참여하는 경선 방식으로 충북지사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아울러 경북지사 본경선 진출자로는 김재원 후보를 확정했다.

다만 대구시장 공천 문제는 결론을 미룬 채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대구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위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자르려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여는 것"이라고 밝혀 '물갈이 공천' 의지를 재확인하며 논란은 더 커졌다.

이 위원장은 "이제는 기업을 알고 일자리를 만들어본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기업인 출신인 최은석 의원을 염두에 둔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역 의원들과 이 전 위원장까지 얽히며 후보군조차 정리되지 못한 상황이다.

갈등은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주호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정현 위원장을 겨냥해 "호남 출신인 당신이 대구를 얼마나 안다고, 대구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기에 이런 식으로 대구의 중진들을 짓밟고 낙하산을 꽂으려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꿩도 먹고 알도 먹고 털까지 다 가져가겠다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대구 중진들 사이에서도 교통정리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주호영·윤재옥·추경호 의원 등이 '중진 단일화'를 시도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를 제외한 대구 지역 의원들은 전날(19일) 장시간 회동 끝에 "대구시장 후보 공천은 당헌·당규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대구 시민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인위적 컷오프에는 분명히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진숙 전 위원장은 강경 색채가 짙어 공천 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입장문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우재준 의원은 "경선이 원칙이지만 중진을 컷오프한다면 '윤어게인' 세력과 함께 하는 이 전 위원장도 포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갈등이 커지자 장동혁 대표는 공개적으로 "공정한 경선"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지도부 내에서도 공관위의 공천 방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공관위와 지도부 사이에 미묘한 온도차가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구와 충북의 경선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들을 빠짐없이 챙겨 듣고 있다"며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지역 정서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공정한 경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대표로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경선이 이뤄지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공천 파열음이 커지면서 당내 최다선인 주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 의원은 전날 TV조선 '류병수의 강펀치'에서 "무소속 출마를 묻는 것은 너무 빠른 이야기"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합리적이고 당을 사랑하는 사람이 승복하지 못할 정도의 일은 만들면 안 된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당내에서는 공천 갈등이 선거 경쟁력 자체를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혁파 김용태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당내 의원들도 공천의 원칙과 방향이 뭔지 모르겠다고 난해하다고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관위가 (후보를) 인위적으로 결정하면 그 배제된 중진들이 대구시장 선거를 위해 정말 뛰겠느냐"며 "그렇게 되면 대구시장은 정말 민주당이 가져갈 가능성도 있는데 공관위가 이런 것까지 고려하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수치도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전통 지지 기반 대구·경북에서도 민주당 29%, 국민의힘 28%로 집계됐다. 전국 지지율 역시 민주당 46%, 국민의힘 20%로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전화 면접 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기에 대구시장 더불어민주당 후보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는 2016년 민주당 간판을 달고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된 바 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