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위기론에 한발 물러선 장동혁…윤리위·당권파 스피커 기능 정지

내홍 한복판에 있던 윤리위·스피커…경질 대신 정지 선택
공천 접수 미루는 오세훈…이날 중 입장 밝힐 듯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2026.3.12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손승환 홍유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당 윤리위원회와 당권파 스피커들의 기능을 정지시켰다. 이들에 대한 경질 요구까지는 수용하지 않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당 일각의 압박에 한발 물러섰다는 평가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리위를 향해 "제소된 모든 징계 사건에 대해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추가적인 징계 논의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또 "당직을 맡고 있는 모든 분은 당내 문제나 당내 인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당내 문제에 머물러 우리끼리 에너지를 낭비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대여투쟁을 통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의 이 같은 조치는 지방선거 전까지 당내 갈등은 덮어 두고 외부 전선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는 윤리위가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해 배현진 의원, 김종혁 전 최고위원 등 친한계 인사들에 대한 제명 및 징계 조치를 통해 당권파 입지를 강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윤민우 윤리위원장 경질론이 나오는 등 윤리위는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섰다. 장 대표가 위원장 교체 대신 윤리위 기능 정지라는 우회로를 택한 것은 변화를 보여주면서도 당권파와 강성 지지층을 동시에 자극하지 않으려는 절충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당직자들의 메시지를 여권에만 향하도록 한 것은 당내 개혁파 등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온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과 박민영 당 미디어대변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이 나온다. 이들은 경질은 피했지만 당내 현안에 대한 공개 발언은 사실상 봉쇄됐다.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의 이번 조치를 두고 공천 추가 접수 마감일인 이날까지 신청을 미루고 있는 오세훈 시장의 요구가 결정적이었다는 시각이 많다.

오 시장은 전날 "다시 한번 지난 9일 우리 당 의원총회에서 절윤을 천명하는 결의문이 공식 채택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기다리는 것은 가시적 변화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장 대표에게 말이 아닌 행동을 요구한 것으로, 장 대표 역시 일정 부분 이에 응답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역 서울시장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 전체 분위기가 위축되고 당내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문제가 된 인사들에 대한 경질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변화의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당내에서 제기된 '혁신 선대위' 구성 등 보다 근본적인 쇄신 조치 역시 이번 결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오 시장이 아직 공천 신청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그의 결단에 따라 당내 갈등이 일시적으로 수습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갈등이 다시 폭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당 지도부와 함께 공천 접수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관리하기 위해 장 대표가 절윤 노선을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초기에는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해 "의원들의 총의를 존중한다"며 거리를 뒀지만, 연일 윤석열 정부 정책에 대해 사과한 데 이어 이제는 개혁파 요구까지 일부 수용하며 변화된 흐름을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