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지선서 尹어게인 오명 씻어야…서울, '李블랙홀' 막을 최후 보루"

"'윤어게인' 이끈 현역들, 뒤로 숨지 말고 심판대 올라야"
"이재명 블랙홀 막으려면 서울 지켜야…정원오, 앵무새 불과"

윤희숙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본인 캠프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윤희숙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윤어게인 당이라는 꼬리표는 헌정질서를 존중하지 않는 정치 세력이라는 뼈아픈 오명"이라며 "(지방선거는) 이를 완전히 벗어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수도권 출마 기피 현상에 대해서는 "지금의 '윤어게인' 노선으로는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의원들 스스로 너무 잘 알기 때문"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당의 노선 변화를 촉구하며 경선 후보 등록을 보류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택에 대해서는 "그 충정에 공감한다"고 힘을 보탰다.

박원순 전 시장과 오세훈 시장이 이끌어온 지난 20년간의 서울시에 대해서는 "둘 다 대단히 한가했다"며 "서울이라는 '침몰하는 거함'의 문제를 정면으로 씨름한 시장이 과연 있었나"고 반문했다.

윤 예비후보는 지난 9일 낮 서울 여의도에 있는 선거캠프에서 뉴스1과 만나 "우리 사회 모든 단계가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인물 하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이재명 블랙홀'에 빠져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서울을 견제와 반론의 마지막 보루로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세훈 서울시장 경선 미신청 관련해 당 공관위에서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는데.

▶오세훈 시장의 행보가 개인적인 변덕이 아니라 당의 노선 변화를 통해 우리 지방선거에서의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거다. 그 충정에 다들 공감할 거라고 생각한다. 공관위원장으로서 기강을 말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상위에 있는 원칙은 우리 당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상황이 정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오 시장이 후보 등록을 할 수 있게끔 조건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지난 8일 불출마 선언한 나경원, 신동욱 의원 등을 새로운 후보로 밀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많은 분들이 경선에 나와서 관심을 받으며 비전을 겨루고 제대로 된 경쟁을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을 '윤어게인 당'으로 보이게 만든, 지금까지 그런 노선과 경로로 당을 이끌어오신 분들은 특히 더 나오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접 나와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지금 대열의 뒤로 숨을 게 아니라 오히려 맨 앞에서 평가받고 선거에서 가장 열심히 뛰어야 한다.

-1차 접수에서 서울은 미달인 반면, 영남 지방은 많이 지원했다.

▶그동안 '윤어게인 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기까지 우리 당 의원들은 별다른 의사 표명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후보 등록 결과를 보니 영남 지방만 붐비고, 수도권은 너무나도 등록을 안 하지 않았나. 이런 상황이 뜻하는 건 지금 당의 노선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걸 의원들 스스로 너무 잘 안다는 것이다. 결과가 이럴 걸 뻔히 알면서도 그동안 당이 이런 길을 걸어올 때 왜 좀 더 진정성 있고 절박하게 싸우지 않았나.

-이른 시점에 출마를 결심하신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 사회의 모든 단계가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인물 하나에 좌지우지되는 흐름 속에서 이번 지방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이다. 그 한 사람의 말에 온 나라가 휘둘리는데 서울마저도 그 흐름 속에 넘어가게 되면 우리나라는 굉장히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거다. 그래서 서울만큼은 이재명 정부를 견제하고 반론을 내세울 수 있는 마지막 보루로 남겨야 한다. 또 패배의식에 사로잡힌 당 구성원과 지지자들이 다시 일어서 당의 정신을 회복하는 계기가 이번 지방선거여야 한다.

-당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우리 당의 정신은 제일 중요하게는 법치고, 그리고 개인의 자유다. 부당한 권력으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되, 그것이 헌정 질서라는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양립하게 하는 것이 보수다. 그런데 지금 우리 당의 '윤어게인 당'이라는 꼬리표는 헌정 질서를 존중하지 않는 정치 세력이라는 뼈아픈 오명이다. 그 오명을 쓴 구성원들은 심리적으로 큰 박탈감을 느끼며 절망하고 있다. 이 오명을 완전히 벗어내는 선거가 돼야 한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더 나은 내일을 가져올 역량이 있는 세력이라는 걸 이번에 증명해야 한다.

-박원순 전 시장 10년과 오세훈 시장 10년을 비교 평가하신다면.

▶두 분이 이끈 20년은 크게 보면 같은 흐름이라고 본다. 두 분 다 대단히 한가했다. 서울을 삶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도시의 활력이 굉장히 떨어지고 있다. 아직 모아둔 자산이 없는 젊은이들에게 이 도시는 거대한 진입장벽이자 버텨내야만 하는 곳일 뿐, 더 이상 기회로 가득 찬 도시가 아니다. 서울이라는 '침몰하는 거함'의 문제를 정면으로 씨름한 시장이 과연 있었나. 박 시장은 보존을 화두로 시민단체가 세금을 나눠 먹는 생태계를 만들었고, 오 시장은 도시 미관과 랜드마크에만 치중했다. 하지만 이런 것보다 이 도시 자체가 삶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생명력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시장이 나와야 할 때다.

-이재명표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설득된 분들도 꽤 있는 것 같은데 정책의 본질을 관찰해 보면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집값이 오르는 건 공급이 모자라기 때문인데 공급의 물꼬를 터줄 생각은 안 하고 세금과 대출 규제로 수요만 억압한다. 그리고 투기꾼이라는 희생양을 찾아 거세게 옥죄는 식이다. 서울은 빈 땅이 없어서 재개발·재건축 말고는 공급망이 없는데 정부는 여기에 굉장히 적대적이다. 정답을 뻔히 알면서 피해 가고 있는 거다.

-정원오 민주당 후보의 급부상은 어떻게 보는지.

▶지금 우리나라는 이재명 블랙홀에 빠져들고 있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국민 자산이 요동치고 사회 모든 수준의 결정들이 좌우된다. 정원오 후보도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본다. 정 후보 개인의 존재감은 별로 없다. 그저 '이재명의 후보'이기 때문에 주목받는 것이고 사실상 대통령이 직접 내리꽂은 거나 다름없다. 서울시장이라면 때로는 중앙정부와 치열하게 대립하고 논쟁해야 하는데 정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과 대등한 대화를 나눌 사람이 못 된다. 항상 대통령과 같은 앵무새 이야기만 할 텐데 과연 서울 시민들에게 유리하겠나.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