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행정통합법·대미투자특별법' 처리 놓고 신경전 가열

국힘 "TK통합법 처리" 민주 "대전충남도 해야"
민주 "9일까지 안되면 중대결단" 대미특위 '유탄' 가능성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3.2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이정후 손승환 기자 = 2월 임시국회 종료를 하루 앞둔 2일 여야는 대구·경북(TK) 통합 특별법과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등을 놓고 날 선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한 가운데, 보수 텃밭인 TK의 통합이 보류되며 국민의힘에선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심 이탈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TK뿐만 아니라 대전·충남 통합에도 동의하라면서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

대미투자특별법과 관련해선 여당은 오는 9일까지 처리되지 않을 경우 '중대 결단'에 나서겠다며 엄포를 놓고 나서자, 야당은 "야당을 국회에서 밀어내겠다는 노골적 경고"라며 강력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자신들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중단한 데 이어 의총을 거쳐 TK통합법을 당론으로 정했다며 민주당을 향해 TK통합법 처리를 촉구했다. 나아가 통합 무산시 '민주당 책임'이라며 총공세를 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구시와 경상북도 양 시도의회가 모두 동의했고 당론도 정했다"며 "민주당은 반대를 위한 새로운 명분만 덧붙이고 있다. 일부 시·군의회 반대를 이유로 법사위 개최를 거부하더니 대전·충남 통합법을 함께 처리하라는 요구까지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이미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의원들 총의를 모아 당론으로 못 박고 원내대표가 직접 신속 처리를 강력히 압박한 상태"라며 "민주당은 구차한 핑계 릴레이를 당장 멈추고 즉각 법사위를 열어 통합법을 의결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정말 행정통합법을 해줄 의지가 있었다면 뭐가 어렵나. 아무 때나 24시간 여는 게 법사위"라며 "(행정통합이 무산되면) 전적으로 민주당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TK통합법뿐만 아니라 대전·충남 통합법도 처리해야 한다고 반박하는 동시에 각 통합법에 대한 단일안 마련 촉구와 함께 정략적으로 통합법 처리에 반대한 국민의힘의 책임이 크다고 응수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통합은 이견이 있을 경우 법이 통과돼도 갈등 요소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국민의힘이 대구·경북, 충남·대전 통합 각 단일의견을 만들어와야 한다"고 밝혔다.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먼저 사과해야 한다"며 "지속해서 본인들 책임을 회피하려 하는데 결단은 국민의힘 몫이다. 정확히 (입장을) 정리해 말하라"고 촉구했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에서 대구·경북만이라도 단일안을 가져오면 대전·충남은 두고 대구·경북 먼저 통과시킬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엔 "기본적으로 함께 추진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힘에서 진전된 안을 가져오면 언제든 이야기는 하겠다"고 논의 여지는 남겼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사위가 키를 쥐고 있다', '회의를 일부러 안 연다', '상원 노릇 한다'(는) 다 거짓말"이라며 "여야 지도부가 합의해 오면 언제라도 회의를 열 수가 있다. TK통합법, 충남·대전 통합법 같은 타위법에 대해선 법사위가 전권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실현 여부을 결정 짓는 데드라인을 직전에 둔 2일 대구를 지역구로 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이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대구경북행정통합특별법'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긴급 회의를 갖고 있다. 2026.3.2 ⓒ 뉴스1 남승렬 기자

대미투자특별법의 경우엔 한 원내대표가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 활동 기한인 9일까지 처리가 무산되면 '중대 결단'을 내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는 "민주당은 위원장직까지 국민의힘에 양보하며 초당적 협력을 기대했으나, 국민의힘은 사법개혁안 처리를 빌미로 국가적 경제 현안을 묶어두고 있다"며 "특위 의사진행을 거부한다면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법안처리를 위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한 원내대표는 "마지막까지 여야 합의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중대 결단'이 뭔지는 말을 아꼈다. 당 일각에선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미투자특별법을 본회의에 직권상정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박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 원내대표의 발언은 협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야당을 국회에서 밀어내겠다는 노골적 경고"라고 반발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도 "대미투자특별법이 그렇게 중요하면 굳이 이 시점에 '사법 파괴 3법'을 진행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도 해당 법 통과 지연으로 우리 기업이 피해 보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특위 여야 간사는 4일 전체회의를 여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다만 TK통합법 등 처리에 따라 특위 논의가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특위는 앞서 지난달 24일에도 해당 법안을 상정하려 했으나 여야 충돌로 공청회만 한 채 전체회의를 마쳤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