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재신임 투표' 승부수 만지작…친한계는 '불편한 속내'

'전당원 투표'에 엇갈리는 셈법…당권파 돌파구 vs 친한계 역풍 우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6.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제명으로 촉발된 당내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동혁 대표의 '재신임 투표'가 정치적 승부수로 떠올랐다.

리더십 위기를 돌파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도부가 재신임 투표를 수용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반면, 친한계는 표결 결과에 따른 역풍을 고려해 장 대표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데 힘을 싣는 모양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고 장 대표의 재신임 투표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후폭풍으로 리더십 위기에 처하자 장 대표의 거취에 대한 판단을 당원들에게 직접 물을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재신임 투표는 당초 비당권파인 김용태 의원이 "이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냐 없냐를 당원들에게 한번 여쭤보는 게 순리일 것 같다"며 처음 꺼내 들었다.

그러나 당권파로 꼽히는 임이자 의원이 지난 2일 "'투표 결과 100% 수용'을 전제로 한 전 당원 지도부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다"고 밝히면서 오히려 불이 붙었다.

다만 당내에서는 재신임 표결을 두고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다. 지방선거를 4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부 거취 논란이 지속될 경우, 지방선거 체제 전환과 선거 준비에 집중해야 할 당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동훈(왼쪽)·장동혁 /뉴스1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친한(친한동훈)계 역시 지도부 총사퇴가 필요하다며 재신임 투표에 반대하고 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요구한 건 장 대표의 사퇴지 재신임이 아니다"라며 한 전 대표를 제명한 순간 이미 당을 대표할 자격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친한계가 재신임이 아닌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재신임 표결이 진행되더라도 현 지도부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전 당원을 대상으로 한 재신임 절차가 오히려 장 대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 전 대표의 제명 결정에 대해 48%가 적절, 35%는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당 지지층 내에서는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에 대한 반감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셈이다.

이로 인해 재신임 투표를 통해 장 대표가 당원들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리더십 위기를 돌파할 경우, 당권파와 각을 세워 온 친한계가 불리한 국면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친한계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재신임 표결은 강성 당원들을 이용해서 입틀막하려는 투표제와 다름없다"며 "그렇다고 해서 장 대표가 그간 보여왔던 행보들이 면죄부를 받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오는 5일 의원총회에서 지도부 재신임 표결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의총이 열릴 경우 공식 안건으로는 상정하지 않더라도 장 대표의 재신임 문제가 함께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