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마침표 찍은 '보수 총결집'…'마지막 퍼즐' 한동훈 빠져
오세훈·유승민·이준석 찾았지만…여권 인사는 사실상 전무
단식 중단 뒤 병원 이송…제명 재심 시한 앞 '제명 갈등' 초읽기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통일교·공천헌금 의혹 규명을 위한 '쌍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시작한 단식을 8일 만인 22일 중단했다.
보수 진영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장 대표를 찾아 연대 의사를 밝혔다. 이번 단식이 범보수 결집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다만 보수 결집에 중요한 퍼즐로 꼽히는 한동훈 전 대표는 끝내 농성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원 게시판 문제를 둘러싼 내홍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사라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57분 무렵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더 길고 더 큰 싸움을 위해 오늘 단식을 중단한다"며 "그러나 부패한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폭정을 향한 국민의 탄식은 오늘부터 들불처럼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의원님들과 당협위원장님들, 당원동지들, 국민과 함께한 8일이었다"며 "함께해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응원하는 마음 잊지 않겠다"고 했다.
장 대표가 160여 시간 동안 농성을 벌인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는 장 대표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야권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8월 당대표 선거 당시 장 대표와 경쟁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해온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방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등 광역단체장의 방문도 이어졌다.
당의 원로인 황우여·유준상 상임고문을 비롯, 강경 보수로 평가받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도 찾았다. 외곽에서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단식으로 '드루킹 특검'을 성사시킨 김성태 전 원내대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도 자리를 채웠다.
결집의 정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 방문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대구에서 상경해 농성장에 깜짝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거듭 단식 중단을 권유했고, 장 대표가 이를 수용하면서 농성이 마무리됐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이후 또다시 투혼을 보여주면서 자신을 보수 결집의 구심점으로 만들어냈다는 호평이 나온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더 이상 내홍 말고 단식을 계기로 보수 결집해서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자"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전 대표 제명 이후 당내 이견들이 극심하게 노출됐는데 장 대표가 단식을 통해 대여 전선을 확고하게 구축하면서 상당 부분 사그라들었다"며 "보수 인사들이 총결집하는 그림이 만들어지면서 흔들리던 장 대표 리더십이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단식을 통해 쌍특검 도입의 키를 쥐고 있는 정부·여당의 움직임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청와대나 민주당 소속 인사 중 단식장을 찾아온 방문자는 사실상 전무했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여권 인사 중 유일하게 장 대표 단식장을 찾았지만 "소신에 입각해서 왔다"고 거듭 밝혔다. 정부나 여권의 기조에 맞춘 것이라기보다는 개인 행보에 가깝다는 평가다.
홍익표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송언석 원내대표를 예방하겠다고 밝혀 장 대표의 단식 현장을 찾을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단식이 종료되면서 불발됐다.
또 정작 여권 인사보다 더 주목받았던 한 전 대표는 끝내 농성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 대표 단식 시작 직전 당 윤리위원회가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결정해 내홍이 최고조에 달했다.
끝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장한(장동혁-한동훈) 갈등 역시 출구 없이 공전하는 상황이다. 한 전 대표 제명에 대한 재심 기간은 오는 23일 종료된다. 이르면 다음 주 월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명이 의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전직 중진 의원은 "장 대표의 단식으로 합리적 보수를 대변하는 유승민, 오세훈, 이준석과 손을 맞잡고 뜻을 모으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국민의힘에서 마음이 떠난 중도 보수가 돌아올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라면서도 "한 전 대표 제명은 이를 발판 삼아 외연을 확장하느냐, 아니면 다시 강성 지지층에 의존하는 상태로 돌아가느냐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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