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남자'로 등장한 한동훈, 당게 논란에 제명…신당 창당은 '부담'
여권 최대 잠룡으로 화려한 데뷔, 김건희 갈등 계기 尹과 균열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예고…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전면에 등장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당원게시판' 사태로 당 윤리위원회에서 제명 의결을 받으며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향후 행보는 안갯속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2022년 4월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검사 시절 윤 전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렸던 그는 파격 인사라는 평가 속에 여권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윤 전 대통령이 장관 임명 당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게 "이 자식(한 전 대표) 영어 잘한다"고 줄줄이 자랑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후 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를 거치며 보수 진영의 유력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12월 장관 이임사에서 그는 "9회 말 투 아웃 투 스트라이크면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애매해도 후회 없이 휘둘려야 한다", "여의도 300명만 쓰는 고유의 문법이 있다면 저는 나머지 5000만이 쓰는 언어를 쓰겠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 문제를 계기로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의대 증원 사태를 둘러싸고 충돌이 이어졌고, 2024년 22대 총선 패배 이후 갈등은 수습이 어려운 수준으로 커졌다. 특히 비상계엄 국면에서는 여당 대표가 대통령 탄핵 표결 찬성을 이끌면서 "더는 같이 가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 주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당원게시판' 사태가 비상계엄을 촉발하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고, 이후 탄핵과 정권 교체로 이어지며 당원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보고 있다. 한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 매듭지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이를 스스로 놓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대표 시절 사무총장으로 낙점했던 장동혁 대표와의 관계도 돌이킬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때 선거를 앞두고 '장·한·석 연대'(장동혁 한동훈 이준석)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이번 제명 의결을 계기로 루비콘의 강을 건넜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당무감사위원회는 한 전 대표가 가족 계정 등을 동원해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을 올리는 등 여론 조작 정황이 확인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고, 이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윤리위는 14일 새벽 보도자료를 통해 "한 전 대표에게 중대한 윤리적·정치적 책임이 있다"며 "14일자로 제명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윤리위 결정 직후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적었다. 사실상 법적 대응을 시사한 메시지로 읽힌다. 징계를 확정하려면 최고위원회의 의결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한 전 대표는 15일 최고위 이후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측은 "당무감사위에서 모든 절차를 끝냈기 때문에 당헌·당규상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점을 주요 당직자들이 확인했다"며 "당을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하든 어떤 법적 대응을 하든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당내 반발도 확산하고 있다. 초재선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는 "윤리위 제명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며 장동혁 대표 면담을 요구했고, 양향자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에서 제명안에 대한 전 당원 투표를 제안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2022년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의 징계·가처분 국면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한 전 대표는 현직 당대표가 아닌 일반 당원 신분인 데다, 지방선거를 앞둔 정국이 복잡하게 맞물려 있어 전개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놓고는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최대 10만 명 규모의 지지층 '위드후니'를 기반으로 토크콘서트와 전국 순회 행보를 이어가며, 장외에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이나 경기 평택, 충남 아산 등에 무소속 출마하거나 개혁신당과 함께 새로운 보수의 길을 모색하며 독자 노선을 걷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신당 창당은 선을 긋는 분위기다. 친한계 상당수가 비례대표 초선이라 탈당 시 의원직을 잃게 돼 집단 이탈이 쉽지 않고,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분당으로 출범했던 바른정당이 실패한 전례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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