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장동혁 '반쪽' 계엄 사과, 당내는 진영 논리만

2025.11.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025.11.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에 대해 고개를 숙였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계엄 직후 권영세·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 차원의 사과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럼에도 장 대표의 발언이 유독 주목받은 것은 장동혁 지도부의 탄생 배경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해 온 세력을 발판 삼아 당선된 대표가 계엄을 어떻게 규정할지는, 국민의힘이 과거와 단절할 의지가 있는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였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계엄을 ‘잘못된 선택’으로 규정하며 ‘계엄의 강을 건너겠다’고 했다. 형식적으로는 사과의 틀을 갖췄다. 그러나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빠진 사과는 결국 반쪽에 그쳤다.

계엄 사태가 벌어진 지 1년이 훌쩍 지난 뒤에야 나온 사과라는 점도 한계를 더한다. 그 결과 중도층에는 미흡한 사과로, 강성 지지층에는 배신으로 비치며 어느 쪽도 설득하지 못했다. 모호한 메시지가 가장 나쁜 선택이 된 셈이다.

실제로 ‘윤어게인’과의 절연을 요구해 온 당내 소장파는 부정선거 세력과의 단절을 명시하지 않았다며 비판했고, 열성 당원들은 당 게시판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며 분노를 쏟아냈다. 사과가 갈등을 봉합하기는커녕 되레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아쉬움은 장 대표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당내 인사들 상당수는 장 대표가 처한 난처한 현실과 정치적 압박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장 대표의 사과 직후 즉각적인 평가 경쟁이 벌어지는 모습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지방선거 승리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면서도, 정작 당내에서는 갈등과 진영 논리에만 매몰돼 있는 모습이다. 계엄의 강을 건너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말의 수사가 아니라, 분명한 단절과 절제된 책임 정치다. 지금 국민의힘에 보이는 것은 그런 결기보다 내부 소모에 가깝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