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양파껍질 '갑질 의혹'…與 내부도 '수용 불가' 기류

장철민 "주먹질보다 더한 폭력"…진성준 "잘한 인사 아냐"
"사과 진정성·통합 중요" 목소리도…당지도부도 방어 모드

갑질·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차량에서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수용 불가' 기류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란 옹호'에 이어 '갑질·폭언' 논란까지 불거지면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 후보자를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목한 뒤 당 안팎에서는 설왕설래가 있어 왔다. 이 대통령의 '통합·실용' 인사 기조를 이해해야 한다는 측과 '내란 옹호자'를 받아들이는 게 맞느냐는 측으로 의견이 갈렸다.

이후 연일 이 후보자에 대한 갑질·폭언 논란까지 제기된 가운데 2일에는 이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첫 공개 요구까지 나왔다.

장철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 폭언, 듣는 제가 가슴이 다 벌렁벌렁하다. 주먹질보다 더한 폭력"이라며 "사람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공직도 맡아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이어 "모든 국민, 노동자에 대한 폭력이다. 모든 공무원에 대한 갑질"이라며 "특히 국민주권정부 국무위원은 더욱 아니다. 이 후보자는 즉시 사퇴하라"고 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의원실에서 일한 보좌진을 향해 '너를 죽여버리고 싶다', '아이큐가 한 자리냐' 등의 폭언을 한 녹취가 공개되며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뒤이어 자택 프린트기가 고장 났다며 보좌진에게 수리를 요청했다는 보도를 비롯해 업무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A4 용지를 던지는 것은 물론 폭언과 고성이 비일비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의원 시절 방미특사단으로 출국하면서 "이코노미석 티켓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해달라"며 당에 항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티켓 업그레이드는 의원 자비 부담이 원칙인데, 이에 대해 이 후보자가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당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나선 진성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쪽에서 '갑질의 대명사였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라며 "대통령 뜻이 있어 결정을 하셨으니 인사권은 존중돼야 마땅하겠으나 솔직히 잘한 인사라는 생각은 별로 안 든다"고 했다.

또 다른 원내대표 후보군인 백혜련 의원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갑질, 내란에 관한 사과의 진정성을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그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당 지도부, 李대통령 통합 인사에 방점…"진심 반성" 방어막

당 지도부는 이 후보자의 사과와 이 대통령의 통합 인사 실현에 좀 더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걱정스럽기는하나 청문회 과정이라는 공식적 절차가 있다"며 "또 이 후보자와 통화를 했는데 (내가) '당사자가 진심으로 용서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도 '그게 먼저'라고 하더라. 문제는 진정성"이라고 말했다.

차기 국회의장 출마를 시사한 박지원 의원 또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후보자가 당사자를 찾아가서 사과하겠다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기 때문에 통합의 정치를 위해 우리가 이해해주면 어떻겠냐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에서 고·하위 당직자는 물론 당원들을 통해 지역구에서 '이혜훈 비리나 그러한 행동을 잡아오라. 그러면 뭐든지 해주겠다'고 해 혈안이 돼 그걸 찾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정치'가 아니라 '망치'"라고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해 11월 23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5주년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추모 및 전승기념 행사에서 고(故) 서정우 하사 어머니 김오복 보훈심사위원장을 위로하고 있다. 2025.11.2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한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대통령 선거 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측으로부터 정권 출범 시 총리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전날(1일) 밝힌 데 대해 당내 평가가 엇갈리기도 했다.

박지원 의원은 "내게 이 대통령이나 측근들이 의견을 물었다면 단연코 반대"라며 "유 전 의원은 대북·노동·복지 문제에 대해 아주 극우에 가까울 정도"라고 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이 (총리직을) 거절해준 것은 이 대통령 성공을 위해 아주 잘했다"고 덧붙였다.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김병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 연락을 무시한 것을 무슨 대단한 훈장이라도 되는 양 떠벌리고 있던데, 국가의 리더를 꿈꿨던 분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협량하고 찌질하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상대의 진심을 왜곡하고 자신의 정치적 체급을 높이려는 도구로 쓰는 것은 참으로 졸렬한 행태"라며 "정치적 상도의를 지키라"고 했다.

반면 진 의원은 "보수의 상징성도 있고 수구·극우적이지 않고 굉장히 합리적인 보수 아니냐"며 "그런 분들과 (이재명 정부가) 호흡을 맞춰 일을 한다면 훨씬 좋겠다고 생각한다. 거부돼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