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필버' 기세 탄 장동혁…집 나간 '집토끼' 보수 재건 '화두'

尹 정부에서 의대 증원·비상계엄으로 의료계와 군경 '상처'
"스윙보터로 외연 확장할 게 아니라 합리적 보수층 되찾아 와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대안)에 대한 수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친 후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5.12.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리더십을 다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으로 이탈한 '집토끼'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주문이 당내에서 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이탈한 의료계와 비상계엄에 동원돼 피해를 입은 군경들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에서는 장 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홀로 완주한 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 경선 룰, 당원게시판 논란 등으로 당내 이견이 불거지고 있었는데 결집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한 재선 의원은 뉴스1에 "24시간 필리버스터로 까방권(까임방지권·잘못을 저질렀을 때 면제받을 권리)을 얻었다고 본다. 장 대표가 결기를 보여준 셈"이라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이런 에너지를 내부가 아닌 외부, 대여투쟁에 쓰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당내에서는 이번 필리버스터로 기세를 탄 장동혁 지도부가 '외연 확장'의 타깃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온다.

그 첫 단계로 전통적으로 보수 진영을 지지해 왔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갈등을 빚은 의료계·군경과 스킨십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한 중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을 찍은 사람이 40%가 넘는다. 지금 우리 당 지지율은 20% 안팎"이라며 "강성 지지층이 아닌 '합리적 보수'나 연성 지지층들이 이탈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스윙보터같은 무당층으로 외연을 확장할 게 아니라, 의사·군인 등 기존에 우리 당을 지지했던 합리적 보수층을 되찾아야 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전문직의 국민의힘 지지 이탈이 두드러진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조사한 12월 1주 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무·관리·전문직은 29.2%에 불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51.5%와 22.3%포인트(p) 차이다.

12월 2주 차 여론조사에서도 같은 응답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23.5%, 12월 3주 차에는 35.4%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 2주 차 사무·관리·전문직의 국민의힘 지지율 42.9%를 하회하는 수치다.

한 PK 지역 의원은 뉴스1에 "재계·전문직과 같은 식자층이나 군경 등이 우리의 주요 지지층이었다. 지난 정부에서 계엄을 하고, 재판정에 나가 군 간부와 말싸움을 하고 있으니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중도·무당층은 사실 묘연하다(불투명하다). '합리적 보수'라는 분들부터 재건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