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필버 사회 거부…우의장, 정회없이 본회의 진행키로
우의장 "'의사일정 지켜달라' 요청 수용…주호영 태도, 책임방기"
野최수진 11시간45분 '망법' 반대토론…이어 與노종면 찬성토론
- 서미선 기자,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한상희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사회 거부에도 24일 정회 없이 자신이 의사 진행을 계속하기로 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0시7분께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여당이 추진하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약 11시간 45분간의 반대토론을 마친 뒤 이런 입장을 밝혔다.
우 의장은 "주 부의장의 책무 불이행을 의장과 이학영 부의장이 대신 감당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주 부의장에게 책무 이행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그럼에도 양 교섭단체로부터 합의된 의사일정을 지켜달라는 요청이 있어 이를 수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무제한 토론의 정상적 운영에 책임을 다하라는 국회법과 의장 요구를 거부한 주 부의장의 태도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의회주의와는 아무 인연이 없다"며 "마음에 들면 하고 들지 않으면 책임을 저버리는 태도는 국회 운영을 가로막는 반의회주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회부의장이 취할 태도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책임회피, 책임방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앞으로는 이런 비정상적 무제한 토론은 없어야 한다"며 "양 교섭단체 대표가 방안을 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우 의장 발언 뒤엔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허위조작정보를 근절해야 한다는 당위엔 이견이 없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같은 목소리"라고 해당법 찬성토론을 시작했다.
앞서 우 의장은 22대 국회 개원 뒤 509시간의 무제한 토론 중 자신이 239시간, 이학영 부의장이 238시간 사회를 맡았다며 체력적 부담을 호소, 주 부의장에게 이날 오후 11시부터 24일 오전 6시까지 사회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주 의장은 이 중 33시간의 사회만 맡았다.
우 의장은 이와 함께 '회의 진행 중 정전 등 불가피한 사유로 무제한 토론을 실시할 수 없을 경우 정회할 수 있다'는 국회법 해설을 거론했다. 주 부의장이 거부할 경우 본회의를 정회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그러나 주 부의장은 이날 오후 7시36분께 페이스북에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악법을 만드는 데 협조할 수 없다"며 본회의 사회를 거부했다.
이에 우 의장이 오후 11시 기점으로 필리버스터 도중 역대 3번째로 본회의를 정회할 가능성이 관측됐다. 국민의힘은 송언석 원내대표 명의로 본회의 정회에 대응하기 위해 오후 10시 30분까지 모든 의원이 본회의장에 모여달라고 당내에 알림을 보냈다.
민주당 역시 "주 부의장 사회 거부로 본회의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라며 "국민의힘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므로 가능한 의원은 오후 10시 30분까지 본회의장으로 집결해달라"고 공지했다. 이에 오후 11시께 여야 의원 30~40명이 본회의장에 집결했다.
민주당 측에선 "부의장님 사회 좀 보지" "부의장 사퇴해라, 책임져야 한다" "18시간 사회 못 본다" 등 야유가 나왔고, 국민의힘 측에선 "말도 안 되는 소리" "어지간히 하라. 민주당 의장이냐" 등으로 맞받았다.
국민의힘은 정회에 대비해 '민주당 하수인 국회의장 사퇴하라' '국회 운영 일방 독주 국회의장 사퇴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 의장이 정회하지 않고 본회의 사회를 계속 보기로 한 데 따라 국민의힘은 규탄대회 없이 자정께 '본회의장 지킴조'만 남기고 철수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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