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필버 24시'…항의하는 김병주·잠깐 잠든 정성호, 의장은 화장실로
장 대표 "같은 내용 반복한다고 문제 삼는 경우 처음 봐"
- 조소영 기자, 홍유진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홍유진 임윤지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기록을 쓰고 있는 가운데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반대토론도 해야 한다"고 항의하면서 국회 본회의장에 소란이 일었다.
장 대표는 전날(22일) 오전 11시 39분께 범여권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본회의에 상정된 뒤 첫 주자로 토론대에 올라 이날 오전 11시 10분 현재까지도 무제한 토론을 진행 중이다.
같은 당 박수민 의원이 지난 9월 세운 17시간 12분 기록을 돌파한 것을 넘어서 24시간 무제한 토론에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가 가까운 시각, 국회의장석으로 다가가 반대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시간 제한 없는 무제한 토론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자 김 의원은 "찬성토론도 국민께 들을 기회를 줘야 한다. 찬반토론을 해야지, 무슨 필리버스터가…"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에 "쇼츠 그만 찍으라" "억지를 그만 부리라"고 지적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너무 잘하니까 배 아프냐"고 하자 김 의원은 "내용이 가짜인데 뭘 잘하나. 내란을 내란이라고도 못하는 역사에 부끄러운 정당"이라고 맞받았다.
김 의원은 장 대표를 향해 "지금 그 얘기를 열 번째 듣고 있다"고 외치기도 했다.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 대표는 소란이 잦아든 11시 4분께 무제한 토론을 재개하면서 김 의원을 겨냥했다.
장 대표는 "법안과 관련성이 있는 것이라면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아니면 듣는 분들을 설득하기 위해 같은 내용을 몇 번 반복하든 그것은 발언자에게 맡겨진 일이라는 생각"이라며 "그간 필리버스터를 지켜보면서 법안과 관련 없는 내용에 대해서는 제재가 있었던 것을 봤지만 같은 내용을 반복한다고 해서 문제를 삼는 경우는 오늘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필리버스터는 소수 야당이 다수당이 밀어붙이는 법안을 막기 위한 토론이지 상임위장에서처럼 여야가 번갈아가며 5분씩 발언하는 토론이 아니다"며 "수정안(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놓고 충분히 설명을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그 시간에 (무제한 토론이 이뤄지던) 본회의장에 있지 않았던 분이 와 다른 법안을 가지고 토론을 한다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도 했다.
한편 이에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졸고 있는 모습을 두고 우 의장과 국민의힘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10시 29분께 "정 장관님, 졸지 말고"라고 하자, 우 의장은 정 장관이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이라면서 "자고 있다고 깨우는 것은 너무 야박하지 않나. 제가 화장실 가는 것도 못 가게 하고 그렇게 야박하게 하시는 건 (좀) 아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무제한 토론 사회를 보지 않는 데 대해 거듭 문제제기가 나오기도 했다.
허영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진행된 당 회의 모두발언에서 "주 부의장이 본회의 사회를 보지 않는 것은 우 의장과 이학영 부의장(민주당)이 쓰러지기를 바라는 테러 행위나 다름 없다"고 했다.
특히 허 수석부대표는 "필리버스터 중 우 의장이 화장실 문제로 잠시 이석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력히 항의를 했다"며 "이러다가는 정말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모를 상황이다. 주 부의장의 무제한 토론에 대한 일방적 사회 거부는 불법 파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조국혁신당에도 바란다"며 "'필리버스터 제대로법'(필리버스터 진행 요건 강화)에 대한 전향적 태도 전환을 요구한다"고 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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