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째 필버' 장동혁 "내란몰이 실패 공포에 내란재판부법…선거서 심판"(종합)
"내란몰이 정권 삼킬까 두렵나…똥에 물 풀어도 된장 안돼"
"비상계엄 사실상 2시간만 종료"…민주당 의원과 설전도
- 박기현 기자, 박소은 기자,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박소은 홍유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더불어민주당이 위헌 논란에도 불구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강행 추진하는 이유로, '내란몰이' 역풍이 불어 선거에 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법부가 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에 부합하지 않는 판결을 내리면 역풍이 불 가능성 때문에 압박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12·3 비상계엄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이 상정되자 오전 11시 39분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섰다.
제1야당 대표가 필리버스터에 나선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장 대표는 오후 10시 기준 10시간 20분가량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누가 이 법에 찬성표를 던졌는지 영원히 기억해달라"며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무너뜨린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되어야 할 이름들"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비상계엄 내란특별재판부는 이름을 무엇이라고 부르든 반헌법적인 특별재판부"라며 "민주주의 국가,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도 없고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법을 통과시키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내란몰이가 실패할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며 "내란몰이가 정당한 것이라면 특별재판부가 왜 필요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장 대표는 또 "이 대통령 감옥행을 막기 위한 방탄 입법"이라며 "무리한 내란몰이, 이에 준동한 특검의 무리한 수사, 무리한 기소에 이은 법원의 무죄 판결이 거대한 역풍이 돼 이 정권을 삼킬까 두려운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이 내란죄 판단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그는 "헌법재판소 결정문 그 어디를 보더라도 계엄이 곧 내란죄를 의미하고 그래서 파면을 결정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며 "비상계엄 선포 절차에 헌법이나 법률 위반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헌법상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진 내란죄가 되는 것은 아닌 것이 법리상 명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비상계엄은 사실상 2시간 만에 종료됐고 국회의 권한 행사가 불가능한 상황도 초래되지 않았다"며 "계엄에 대해서 그것이 형법상 어떤 죄를 구성하는지는 우리는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 대표는 필리버스터 내내 '내란'이란 표현이 들어간 내란전담재판부 대신 '비상계엄특별재판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특히 장 대표는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꺼내든 배경이 사법부 판결 및 수사 흐름과 맞물린다고 봤다. 그는 "이 법안을 발의하고 이 법안을 추진한 그 시작은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기각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비상계엄특별재판부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사법부를 겁박한 시점은 특검에 의한 수사가 자신들의 입맛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때"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내란몰이'를 이어가는 이유가 내년 지방선거에 있다고도 했다. 그는 "내년 지선 때까지 계엄은 내란이라는 프레임을 끌고 가는 것이 여권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라며 "나중에 위헌 판결이 내려져도 이미 선거는 끝났을 테니,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으면 먹고 죽자인 거냐"고 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음 총선에서, 그다음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헌성 논란으로 수정돼 발의된 이번 수정안 역시 위헌성이 다분하다고도 했다. 그는 "대놓고 앞문으로 들어가려다가 슬그머니 창문으로 기어들어 간다 해도 위헌이 합헌이 되지는 않는다"며 "앞문으로 들어가든 옆문으로 들어가든 뒷문으로 들어가든 법관 인사에 관여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똥에 물을 풀어도 된장이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장 대표가 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는 장면도 연출됐다. 장 대표가 30초가량 발언을 멈추고 자료를 뒤적이자, 민주당에서 "못 찾겠으면 내려와라"는 등의 항의가 나왔다. 장 대표는 "곧 크리스마스인데 그렇게 구시렁대면 산타한테 선물 못 받는다"라며 "우리 김병주 의원이 듣기 싫으시면 본청 앞에 나가서 1인 시위하셔도 될 텐데 굳이 오셔서 불편한 얘기 들으시느라 고생이 많다"고 쏘아붙였다.
장 대표는 이날 단상에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의 '헌법학',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 프리드리희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 스티븐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도서를 들고 올라갔다. 해당 책을 연단에서 펼쳐 내용을 읽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튿날 오전 11시 40분쯤 국회법에 따라 종결 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무제한 토론을 종료할 방침이다.
장 대표는 토론이 강제 종결되는 시점까지 약 24시간을 모두 채울 목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는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각오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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