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손잡고 친한계 때리고…'장동혁표 외연확장' 살펴보니

중도보수 지향하는 양측에 다른 입장…'투트랙 전략'
'자리 위협' 친한계와 거리 벌리는 등 당 장악력 강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12.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박소은 기자 =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특검법 연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야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장동혁 대표의 '외연 확장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 내외에서 분출하는 좌클릭 요구에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개혁신당과의 공조로 응답했다는 것이다.

당내 또 다른 중도보수 세력인 친한(親한동훈)계를 향해서는 당무감사를 고리로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이는 당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개혁신당과의 연대로 외연 확장 요구를 수용하는 한편 본인과 연신 각을 세우는 친한계와는 더욱 거리를 벌린다는 것이다.

19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이르면 이날 중 통일교 게이트에 대한 공동 특검 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양당의 특검법 논의는 지난 11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제외한 소수 야당 주도의 3자 특검을 제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장 대표가 "통일교 특검법안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아가야 한다"고 화답하며 급물살을 탔다.

이번 특검법 공동 발의를 계기로 양당의 정책 공조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비롯한 사법개혁 법안이나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에서 양당 모두 공통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서다.

양당 지도부 모두 "개별 사안에 대한 연대"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이미 이를 지방선거 연대를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정책 공조로 조금씩 분위기를 조성하다 보면 자연스레 선거 연대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같은 뿌리를 두고 있고, 요즘 들어 이재명 정부를 함께 비판하고 있으니 공통점이 많다"며 "개혁신당이 더 좋은 후보를 낸 지역구에는 우리 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연대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보수 진영에서는 이번 연대를 장 대표의 외연 확장 전략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간 개혁신당은 계엄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는 등 국민의힘과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아울러 당 관계자는 "개혁신당이 청년층을 비롯해 중도를 표방하는 정책을 많이 내고 있으니 하나씩 안건별로 연대하는 것도 중도 확장이 될 수 있다"며 "지도부가 당 안팎의 요구에 맞춰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에 손을 내미는 반면 당내 또 다른 중도보수 세력인 친한계에 대해선 당무감사를 앞세워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당무감사위원회는 최근 친한계 핵심 인사인 김종혁 고양시병 당협위원장에 대해 당원권 2년 정지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권고했다. 각종 방송에서 당을 비하했다는 이유에서다. 당무감사위는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사건도 조사 중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친한계와 손을 잡는 것 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외연 확장이 가능하지 않나"라며 "당 안팎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동시에 당내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심산"이라고 말했다. 외연 확장 요구는 수용하되 친한계는 견제하는 투트랙 전략이라는 뜻이다.

다만 친한계에 대한 압박이 당내 잡음을 키워 오히려 중도 확장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대여(對與) 공세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인데,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될 문제를 더 키워 분란을 만든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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