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몰이 끝내야' 국힘, 강경 투쟁 나선다…계엄 1년 전운 고조

27일 추경호 체포동의안 상정·표결 계기 "처절한 필버" 예고
'장동혁 메시지' 주목…"지지자·국민 눈높이 고려한 방안 고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 10월 30일 오전 내란특검이 위치한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긴급 현장 의원총회에서 특검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0.3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과 12·3 비상계엄 1주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 정부·여당을 향한 반감이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내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1년여간 여권으로부터 '내란몰이'를 당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에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오는 27일 상정되는 것을 계기로, 대여(對與) 총공세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다.

전날(24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27일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서야 한다는 의원들의 복수 주장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원내지도부에서 필리버스터 대응 당론을 정하고 순번을 할당해 왔는데, 이번에는 의원들이 먼저 "처절하게 필리버스터를 해야 한다"며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그간 비쟁점 민생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했다. 반면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어떤 법안이 상정되든 필리버스터로 대응하며 국민에게 부당함을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스1에 "의원들은 '민주당이 우리를 아예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보고 좀 더 강성으로 맞받는 기류"라며 "의원총회에서도 의원들이 먼저 (추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이 올라오면) 전체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냈다"고 전했다.

의원들은 내달 3일로 전망되는 추 전 원내대표의 구속영장 인용·기각 여부가 정국 분수령이 될 것이라 본다. 이에 대한 전초전으로 27일 추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상정·표결 시 날카롭게 각을 세우겠다는 의도다.

한 재선 의원은 구속영장 인용·기각 가능성을 두고 "결론이 날 때까지는 말을 아끼는 게 맞다"면서도 "(체포동의안을 살펴보면)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떤 발언을 했다', '정부와 어떤 협의를 했다' 이걸 근거로 삼고 있는데, 어떻게 그게 내란 중요 임무 종사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각될 경우) 격랑이 불 것이다. 우리도 이날을 기점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되치기를 이어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위원회·법사위원회 주최 대장동 범죄수익 환수 특별법 제정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2025.11.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12월 3일 비상계엄 1주년에 취임 100일을 맞는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가 정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현재 당내에서는 장 대표를 향해 내년 지방선거 등을 고려한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12·3 비상계엄이나 윤석열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장 대표는 재선·3선·중진과의 면담을 거친 뒤 전국 순회를 이어가는 중이다. 중앙 정치와 일부 거리두기를 하며 민심을 청취한 뒤 메시지를 가다듬겠다는 구상이다.

장 대표는 이날도 경북 구미에서 농산물 가격하락·냉해 피해를 입은 농민과의 간담회에 이어 박정희 대통령 생가, 한화시스템 구미사업장 준공식을 찾는다. 이후 민생회복과 법치수호 국민대회를 열고 대여 투쟁 목소리를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 지지자들도 마음의 상처를 덜 받고, 국민의 눈높이에도 맞는 메시지를 내는 게 필요하다는 분들이 많아 (수위 조절이) 어렵다"며 "민주당도 계엄에 대해 책임질 게 많다고 본다. 장 대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