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로 돌아올 조국…'4% 당 지지율·내년 지선' 난제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권 도전 공식화로 조국혁신당이 새로운 출발선에 선다. 조 전 위원장의 당대표 취임이 확실시되지만, '4% 지지율'과 지방선거라는 거대 난제가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전 위원장은 지난 6일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며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오는 23일 예정된 혁신당 전당대회에선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당권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대표 조국'이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저조한 당 지지율이다. 혁신당은 한 자릿수 박스권 지지율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혁신당은 개혁신당과 함께 4%를 기록했다. 이는 5월(2%), 7월(3~4%), 9월(2~4%) 등 지난 6개월간 흐름과 대동소이하다.

4%라는 수치는 '조국 비대위' 두 달의 성적표라는 점에서 더 뼈아픈 대목이다. 조 전 위원장은 지난 9월 당내 성비위 사태로 지도부가 총사퇴한 위기 속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당시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피해자 신뢰 회복과 당내 혼란 수습을 통한 지지율 반등이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과제를 푸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태 수습에만 매달리는 사이, 구체적인 정책 어젠다를 제시할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선명성이 묻힌 것도 치명타가 됐다. 정청래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오히려 개혁 선명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혁신당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검찰개혁·사법개혁 의제에서 치고 나갈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결국 조 전 위원장은 비대위에서의 숙제를 고스란히 떠안은 채, 대표라는 더 무거운 직책을 맡게 될 전망이다.

당장 7개월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가 최대 과제다. 비례대표 돌풍을 일으켰던 총선과 달리 지방선거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조직 선거의 영역으로도 꼽힌다. 혁신당이 전국 선거를 치르기엔 풀뿌리 조직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선거기획단을 출범시켜 짧은 시간 안에 조직을 다지고, 지역 유권자에게 인지도를 갖춘 후보를 발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인물난 속에서 무리하게 후보를 낼 경우 부실·졸속 공천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이러한 한계는 조 전 위원장 개인의 정치적 야망에도 직격탄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조 전 위원장은 광역단체장 또는 재보궐 선거 출마 가능성을 스스로 시사하고 있다. 지난 3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어느 선거든 출마한다는 얘기는 여러 번 말씀드린 바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신장식 의원도 6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가장 뼈아파할 만한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하지만 4%대 정당 지지율과 미미한 지역 기반으로 과연 등판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기도 한다. 출마를 강행하더라도 당대표로서 본인 선거와 전국 지원 유세를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의 취약한 조직력과 맞물려 조 전 위원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지점이다.

한편 인용된 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2.7％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