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합의문 없는 백지외교…비준 아닌 특별법은 거짓말 들통날까봐"

장동혁 "다 생략된 백지 외교가 이재명 정권의 실용 외교"
송언석 "국회 비준동의 반드시 받아야…위헌적 행위 될 것"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손승환 박소은 기자 = 국민의힘은 3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합의문이나 공동성명도 없는 백지 외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국회 차원의 비준 절차를 거치지 않고 특별법 제정으로 대체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숨기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권이 그토록 강조하는 실용외교의 정체가 확실하게 드러났다"며 "합의문이나 공동성명조차 없는, 이것저것 다 생략된 백지 외교가 바로 이재명 정권의 실용 외교"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있지만 3개월 전과 마찬가지로 팩트시트로 합의문도 공개되지 않았다"며 "미국과 일본은 모든 합의 사항을 문서화하고 정상 간 서명까지 마쳤다. 미국과 중국 간 팩트시트도 공개됐다"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합의 사항을 왕관에 새기고 야구 배트에 찍힌 도장으로 서명을 끝낸 것이냐"라며 "그래서 이 대통령은 칼에 찔려 죽는 거, 총 맞아 죽는 건 두렵지 않지만 야구 방망이는 그토록 두렵다고 한 것이냐"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인장이 찍힌 야구방망이를 답례 차원으로 이 대통령에게 준 바 있다.

장 대표는 "한중 정상회담도 사진만 있고 정작 중요한 공동성명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며 "현안에 대해 논의만 했을 뿐 구체적인 성과도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또 장 대표는 이날 회의 마무리 직전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국회 비준이 아니라 특별법을 제정한다는 의도는 분명하다"며 "거짓말이 들통날까 봐 협상 내용을 꼭꼭 숨기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밝힐 수 없는 이면 합의 내용을 슬그머니 집어넣어 끼워팔기로 하겠다는 것이 의도"라며 "특별법 제정이 아니라 합의문 공개가 먼저"라고 촉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화려했던 국제외교 막이 내렸고 이제는 진실의 시간이 다가왔다"며 "국익이 걸려 있던 관세협상의 내용을 국민 앞에 명명백백하게 소상히 공개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반도체 관세에 있어 미국 측과 말이 엇갈리는 부분과 철강 산업 이번 협상 대상에서 제외된 이유 등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아야만 한다"며 "그럼에도 이를 법률 제정으로 처리하려 한다면 국회의 비준동의권을 무시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한 명백한 위헌적인 행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과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적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사드(THAAD)를 배치할 때 민주당은 국회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한미 관세 협상, 정부의 발표대로 하더라도 엄청난 국부의 유출이 예상되는 사안"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 비준동의를 피하려고 하는 꼼수가 엿보여서 상당히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