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대책 반사이익 국힘 3주째 상승…서울선 7.5%p 급등

[여론풍향계] 민주 격차 6.8%p로 줄어…중도층 3.5%p·30대 6.7%p↑
여권인사 '갭투자'·'15억 서민 아파트' 등 부적절 발언 영향 큰 듯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 지지율이 서울을 중심으로 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전역과 과천·분당 등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 민심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3~24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전주보다 2.4%포인트 내린 44.1%, 국민의힘은 0.6%p 오른 37.3%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10월 들어 47.2%→46.5%→44.1%로 3주 연속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35.9%→36.7%→37.3%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로써 양당 격차는 9.8%p에서 6.8%p로 줄었다.

특히 스윙보터 중도층에서 변화가 컸다. 민주당은 6.1%p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3.5%p 상승했다. 전국 단위로는 상승폭이 제한적이었지만, 규제 직격탄을 맞은 서울에서는 변동폭이 두드러졌다.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한 주 새 7.5%p 올랐고, 민주당은 2.3%p 내렸다.

집을 사야 하는 30대 변동폭도 컸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6.7%p 올랐고, 5.9%p 내리면서 두 자릿 수에 달하던 양당 격차가 1%p 미만으로 좁혀졌다.

리얼미터가 지난 20~24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전주 대비 1.0%p 하락한 51.2%를 기록했다. 지난 8월 2주차(51.1%) 이후 9주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정부·여당의 지지율 동반 하락에는 일부 여권 인사들의 '갭투자' 의혹과 부적절한 발언이 요인으로 작용했다.

"돈을 모으다 집값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1차관), "헌법에 다주택자 금지 조항을 넣고 싶다"(이찬진 금융감독원장), "15억 원대 아파트는 서민이 사는 아파트라는 인식이 있다"(복기왕 민주당 의원) 등의 발언이 잇달아 논란을 불렀다.

갭투자 차단 대책을 주도했던 이 전 차관은 정작 판교의 30억 원대 아파트를 갭투자 방식으로 매입한 의혹을 받았고, 다주택 금지를 주장한 이 원장은 서초구에 수십억 원대 아파트 2채와 상가 2채를 보유한 '슈퍼 다주택자'로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 시즌2', '내로남불' 프레임을 내세워 여권에 대한 반감 여론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특별시 부동산 대책 현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국민의힘은 반사이익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 민심 달래기'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직접 부동산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민생 대응을 진두지휘 중이다. 지난 24일에는 서울 노원 상계동 재개발 지역을 찾아 민심을 듣고, 서울시와 함께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28일에는 마포에서 이번 대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2030 세대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예정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추가 현장 간담회도 예고돼 있다.

일각에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년 가까이 윤석열 정부 주요 인사들이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여당이 집권 이후에도 5개월째 '내란 프레임'을 이어가면서 국민적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그동안 상대 실책에도 반사이익을 거의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부동산 문제로 처음 반사아익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은 국민 개개인의 이해관계와 직결된 사안이라 여론이 즉각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또 "만약 이번 지지율 변화가 부동산 때문이라면 이 추세가 쉽게 꺾이진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시장에 역행하는 정책을 내놓는 한 부동산은 잡히지 않고,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도 없어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