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면회' 장동혁, 한동훈 정조준…'당원 게시판' 타깃

尹면회 같은 날 당감위 임명식…"해당 행위자 엄정 조치"
지방선거 앞두고 '그립감' 강화…당내 갈등 부채질 우려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0.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무감사위원회 상견례 자리에서 "지금 있는 사건들은 모두 원칙과 기준에 맞게 처리 해달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사실을 밝히며 전당대회 선거 공약을 지킨 장 대표가 사실상 한동훈 전 대표가 연루된 '당원 게시판' 의혹을 발본색원해 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19일 야권에 따르면 장동혁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공개로 열린 당무감사위원 임명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장 대표는 "당헌과 당규에 입각해 원칙에 맞는 당무감사위원회가 운영됐으면 좋겠다"며 "당무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장 대표는 "모든 일은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처리해야 한다. 지금 있는 일들도 같은 기준에 의해 처리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도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같은 기준에 의해 다뤄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원 게시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해당 행위자에 대해선 엄정 조치해야 한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전 대표와 부인 등 가족의 이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비방글이 올라오면서 당원게시판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그간 장동혁 대표는 공개석상에서 당원 게시판 문제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당원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혀왔다.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반드시 처리하고 넘어가는 게 맞다"며 "이 때 다르고 저 때 다르면 리더로서 신뢰받을 수 없기에 당원들에게 반드시 해명하고 넘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고리로 당내 '그립'을 더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친정 체제를 구축해 그간 본인이 강조했던 '단일대오'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강성인 이호선 국민대 교수를 당무감사위원장으로 앉힌 것도 장 대표의 의지였다.

게다가 같은 날(17일) 장 대표는 구속 상태로 재판과 수사를 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을 면회했다. 장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어제 오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하고 왔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고 적었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때 '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고 한 약속한 바 있다. 더불어 전당대회 후보자 TV토론에서 '대표가 되면 한동훈 전 대표보다 전한길 씨를 공천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친한계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계파 갈등의 화약고와 다름없는 당원 게시판 문제를 건드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발이 나온다. 부동산, 김현지 제1부속실장, 민중기 특검 등의 문제로 최근 국민의힘이 득점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구태여 '벌집'을 건드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한 친한계 관계자는 "오랜만에 당내 계파와 관계없이 모든 이들이 대여 공세에 집중하는데, 굳이 건드리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