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병주 "캄보디아 감금 20대 3명 구출…법적 조치는 차후"

"2달 전 친구·구직 사이트 통해 오자마자 여권·휴대전화 압수"

더불어민주당 재외국민 안전대책단 김병주 단장과 의원들이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캄보디아로 출국하고 있다. 2025.10.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8일 캄보디아에 감금됐던 20대 한국인 청년 3명을 구출했다면서 "(국내)송환 절차에 통상 서너 달이 걸리지만 캄보디아 고위 당국자와 협의해 조속히 수사받고 귀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장인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아파트에서 정 모 씨를 비롯해 3명을 구출하고 건강 상태와 인적 사항을 다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캄보디아 현지시간 17일 밤 9시 경찰 급습 당시 문 잠긴 호텔 1313호에 갇혀 있던 건 20살, 23살, 26살 청년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약 두 달 전 친구나 구직 사이트를 통해 캄보디아에 왔다가 여권과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채 로맨스 스캠(사기)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구출된 3명은 30층짜리 건물 13층 숙소에서 생활하며 14층 사무실에서 매일 오전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했다. 책상 한 줄에 4명씩 앉았고 옆 사람과는 일체 얘기를 나눌 수 없었다.

20여 명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이들은 초반에 스캠 피해자를 접촉해 친분을 쌓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다른 조가 피해자와 관계를 강화하면 다른 조가 돈을 요구하는 방식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대화 매뉴얼이 있기 때문에 조가 바뀌어도 피해자를 큰 문제 없이 속일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며 "대다수 남성들이 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도망가려 했지만 감시가 심해 실패했다면서 "부당하게 많은 돈을 받는 것은 사기니까 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청년들의 당부가 있었다고도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일하다가 말을 듣지 않으면 때렸다고 한다. 두 세대 정도였고, 자주는 아니라고는 했다"고 했다. 두 달 넘게 갇히고도 청년들은 조직의 규모나 성격 등도 정확히 모르는 상태였고, 총책임자가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언급했다.

김 최고위원은 '청년들 실제 수입은 얼마나 있었나'라는 질문에 "확인은 못 했지만 (구금된 청년들이) 현재 돈이 하나도 없다고 했었다"고 했다.

그는 '범죄자들을 구한다는 일각의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죄를 지었든 안 지었든 우리 국민"라며 "비록 (이들이)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일 확률이 높지만, 국가는 어떤 경우든 국민 생명을 먼저 구하고 그다음 잘못한 것에 대한 법적 조치는 차후"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좋은 일자리 있었다면 캄보디아까지 흘러왔겠나"라며 "정치인으로서 미안하고 안타깝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