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헌재소장에 "이석하시라"…대법원장 '90분 면박' 극과 극
[국감초점] 법사위, '尹탄핵' 헌재 국정감사…與 "감사하다, 경의를 표한다"
- 김일창 기자, 박기현 기자,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박기현 남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선 한달여 전 파기환송한 대법원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장일치 파면한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가 180도 다른 분위기로 진행됐다.
17일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헌재에 고마움을 표하며 질의를 시작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지검장 출신 이성윤 의원은 "헌재의 윤석열 파면 선고로 대한민국이 정상으로 가는 첫 단추를 끼웠다"며 "재판관님을 비롯한 헌재 모든 관계자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함으로써 헌정질서를 수호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고검장 출신인 박균택 의원은 "헌재가 오랜 세월 국민 신뢰를 받아 오고 있는 점에 대해서 경의를 표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용민 의원과 박지원 의원은 대법원과의 직접적인 비교를 통해 헌재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여당 간사인 김 의원은 "탄핵 국면에서 내란세력들에게 포위됐음에도 헌재는 국민 주권에 순응한 반면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도 않았던 대법원은 국민 주권에 맞서고 있다"며 "국민의 대표로서 저 역시 국민주권에 순응했던,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헌재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박 의원도 "헌재는 이 나라 민주주의를 살렸고 대법원은 국민을 배신했다"며 "국민을 대표해서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역시 "케이(K)-민주주의가 세계적으로 확산돼 국가의 위상을 높여주신 헌재에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고 재판소원 도입을 골자로 하는 사법개혁안을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은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자연스럽게 재판소원과 국민의힘 정당해산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두 기관의 수장을 대하는 태도도 극명하게 갈렸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김상환 헌재소장이 인사말을 마치자마자 "김 소장님 수고했다. 이석하셔도 좋다"고 권했다.
하지만 추 위원장은 지난 13일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대선 개입 의혹을 묻기 위해 이석을 허락하지 않았다.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인사말 후 이석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었다.
국민의힘이 "대법원장을 감금한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조 대법원장은 약 90분 동안 자리에 앉아 여당 의원들의 질의에 침묵으로 답했다.
헌재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헌재가 대법원처럼 언제 여당의 무차별 공격을 당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신동욱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법안들이 다 위헌심판으로 헌재로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하며 "지금이야 존중과 찬사를 보내지만 헌재가 이것들을 기각하면 바로 '헌재 재판관이 신입니까'라는 얘기가 나올 것이다. 헌재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조 대법원장의 거취를 거론하며 "대통령도 탄핵했는데 대법원장이 무슨 신이라도 되나"라는 말을 인용한 것이다.
이날 헌재 국정감사는 시작 3시간 만인 오후 1시쯤 종료됐다. 당초 김 헌재소장과 여야 위원들간 오찬이 예정돼 있었으나 감사 시간이 길어지면서 취소됐다. 신 의원은 주질의가 끝나고 보충질의를 세 명으로 하자는 추 위원장의 제안에 반발하며 "저는 식사하지 않겠다"며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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