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내란" vs "재판개입"…'李대통령 사건' 대법 자료제출 충돌

與주도 엄희준·남욱 증인 추가…국힘 "김현지·설주완 왜 빼나"
대법 현장검증 두고도 대립

15일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장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25.10.15/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서미선 박기현 유수연 기자 = 여야는 15일 대법원 등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장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한 것을 두고 충돌했다.

범여권은 사법부의 대선 개입 의혹 규명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무죄 만들기를 위한 '재판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 국감장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025도4697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합 관련 서류 제출 요구의 건을 이날 안건으로 추가 상정했다. 이 안건은 거수 표결을 통해 재석 17명 중 찬성 10명으로 가결됐다.

이는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으로, 안건엔 올해 3월26일~5월1일 전합 재판관의 기록 접근 이력, 재판연구관 검토 및 보고 관련 기록 등 자료를 제출할 것을 대법원에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안건 추가 상정에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항의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게 이재명 재판이라고 설명해 줘야지 사건번호만으로 알 수 있느냐"며 "재판에 관여해 이재명 무죄 재판을 만들어내라고 윽박지르는 건 폭력배랑 똑같은 행동"이라고 했다.

곽규택 의원은 "느닷없이 서류제출 요구 목록을 만들어 볼펜으로 두 줄씩 그어가면서 형식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서류로 국회에서 대법원판결에 관여하겠다는 것"이라며 "삼권분립 기본을 허무는 이런 서면동의에는 결코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동욱 의원은 "민주당의 입법 내란"이라며 "적어도 발언권을 주고 저희가 요구하는 증인 단 한 명이라도 채택해 주면 이렇게까지 목소리를 높이겠나. 추 위원장은 표정부터 자제하라. 민주당 위원 얘기할 때 한없이 자애로운 표정으로 웃다가 저희 당 위원 얘기할 땐 한없이 무서운 표정으로 노려본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서류제출 요구 목록을 보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재판, 심리 내용에 관여하는 게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신 위원 토론 중에도 제가 미소를 지어드렸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지금 재판은 중지돼 있다. 정신 똑바로 차리라"며 "전합에서 7만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전산 기록을 제대로 봤는지 로그인 기록을 요구하는 건데, 윤석열 김건희를 아직도 보호하려고 법사위에 왔나"라고 말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도 "이미 끝난 판결에 어떻게 개입하나"라며 "대법원판결에 대한 국민 신뢰를 잃으면 사법부 독립, 공정한 재판, 헌법정신이 훼손되는 또 다른 사법 내란의 일종"이라고 자료 제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국민은 대법원이 대선에 부당 개입했다는 의혹을 국회의원들이 정확히 밝혀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절차상 흠결을 들여다보겠단 자체를 악다구니로 반대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여야는 대법원 현장검증을 두고도 대립 중이다.

여야는 증인 추가 출석요구를 놓고도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신청한 대장동 의혹 등과 관련한 엄희준 검사, 남욱 변호사만 추가되고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설주완 변호사, 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빠졌다고 반대했으나 범여권 찬성 속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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