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틀만에…색깔론·반말·욕설에 의원끼리 드잡이 '최악'

대법원장 '조요토미' 조롱…과방위 '욕설 문자' 소동에 파행
김현지 이슈에 "북한과 관련"…국방위 '내란' 단어에 "지X"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질의하며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10.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막을 올린 지 이틀 만에 국감장 곳곳에서 여야 고성·막말과 색깔론 주장, 반말 충돌, 의원 간 욕설과 드잡이까지 나오는 등 '난장판'을 방불케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우여곡절 끝 국회에 출석한 조희대 대법원장 앞에서 그의 얼굴을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합성한 '조요토미 희대요시' 사진을 드는 일도 벌어지면서 여당 일각에서도 '자성론'이 나온 정도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은 여야 의원 간 '욕설 문자' 소동으로 고성이 오가며 파행을 거듭했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받은 '에휴 이 지질한 놈아'라는 문자메시지를 박 의원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공개하면서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중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문자메시지 공개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9월 2일 김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이 쓰는 상임위 소회의실에 전화 통화를 하며 들어오기에 '나가서 하시라'고 했다가 멱살을 잡혔다고 주장했다.

또 김 의원이 이튿날 과방위에서 12·12 쿠데타 규탄 발언을 하다 고인이 된 자신의 가족사진까지 화면에 띄워 모욕감을 느끼고 그날 밤 '지질한 놈'이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그는 "그랬더니 곧바로 "이 XX야"라는 욕설 답변이 왔다고 썼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 의원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전날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선 22대 국회 최고령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83)과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60) 간 '반말 충돌'이 빚어졌다. 박 의원이 발언 시간을 넘겨서도 질의를 이어가자 국민의힘 측에서 항의한 것에 "조용히 해"라고 소리치며 시작된 것이다.

신 의원이 "연세 많으시다고 반말해도 됩니까"라고 하자 박 의원은 "너한텐 해도 돼"라고 했고, 신 의원은 "너라뇨, 존칭으로 해주세요"라고 맞받았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쟁점이 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두고는 때아닌 '색깔론'이 나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법사위 국감장에서 "김 실장은 종북 정당으로 위헌 정당 해산심판을 받아 해산된 통진당 핵심 세력인 경기동부연합과의 관련성이 밝혀졌다"며 "결국 이재명 정부와 북한과의 관련성도 밝혀줄 키워드"라고 주장했다.

국감 첫날인 13일엔 역시 법사위 국감에서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조요토미 희대요시' 사진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나와 일부 재판 결과를 거론하며 "친일 사법"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친여 성향 최 의원은 "조 대법원장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천한 사람이 김건희 계부 김충식이라고 한다"며 "김충식은 일본 태생이고 일본 황실과 깊은 인연이 있고 일본 통일교와도 밀접한 인물로 알려졌다. 사실이면 김충식을 통해 일본 입맛에 맞는 인물을 추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선 본질에서 벗어난 '망신 주기 프레임'에 갇혀 여권에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한 라디오에서 "국민이 궁금해하는 본질적 답변을 끌어내는 회의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비판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5월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에 대한 설명,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 답변을 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2025 국정감사 첫날인 1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언쟁을 하고 있다. 2025.10.13/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13일 국방위 국감에선 여야가 '내란'이란 단어를 두고 욕설까지 오간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 국민의힘 측에서 "왜 지X이야"라고 하니 민주당 측에선 "내란이 지X이지"라고 충돌했다.

이후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거두절미하고 과격한 발언을 한 것은 제가 잘못했다. 사과한다"고 말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