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문제' 놓고 불꽃 공방…李정부 국감 이틀차도 '후끈'(종합)

[국감초점] 기재위 세제 충돌·국토위 LH 논란
과방위 이진숙 "밉보이면 이렇게 된다" 발언…'금거북' 이배용 동행명령장 발부도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중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문자메시지 공개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 이틀째인 14일, 부동산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국회를 달궜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을 두고,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직접 시행 확대를 두고 여야가 한 치의 양보 없이 맞붙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얼마 전 경찰에 체포됐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증인석에 앉아 "대통령한테 밉보이면 이렇게 된다는 메시지"라며 작심 발언을 했고, 여야 의원 사이 오간 막말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며 국감장은 또다시 아수라장이 됐다.

14일 국회에서는 국토위, 기재위, 과방위 등 14개 상임위가 주요 부처를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다. 기재위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반복적으로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집값 잡는 데 세금을 안 쓴다는 것은 오산'이라고 했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개인적으로 보유세를 늘려야 한다'는 말을 했다"며 "대통령이 공약으로 얘기한 것을 정책 입안자들이 부정하고 바꾸는 형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구 부총리는 "대통령이 하신 말씀은 세금으로 수요를 억압해 가격 관리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공급을 늘려 적정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사실은 공급 쪽에 방점이 더 있지 않나"라고 답했다.

반면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종부세를 주택 보유수에 따라 과세하다 보니 100억 원짜리 한 채를 가진 사람과 10억 원짜리 다섯 채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다"며 "보유 수에 상관없이 전체 가액으로 누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위에서는 정부의 9·7 부동산 대책에 따라 LH가 향후 5년간 135만 가구 주택 공급을 주도하는 것을 놓고 여야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개발독재 국가도 아니고 LH 멱살을 잡고 135만 가구를 만들어 내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정점식 의원도 "(LH가) 이자 비용만으로도 매년 수조 원이 지출되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과연 공공의 역할 강화를 논할 여력이 되는가"라고 우려했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지금까지 국토위를 여러 번 했지만 LH의 재무건전성에 대해서는 일체 질의하거나 언급하지 않았다"며 "공공성을 강화하면서 재무건정성을 유지하라는 건 어불성설이자 반비례적인 얘기"라고 반박했다.

과방위에선 이진숙 전 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석방 이후 첫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체포를 "대통령한테 한번 밉보이면 당신들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메시지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로 방통위원으로 임명되지 못했던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윤석열 방송 장악의 희생자가 여기 앉아 있다"고 반격했다.

김우영 민주당 의원은 12·3 비상계엄의 행위를 규탄하는 발언을 했다가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막말이 담긴 문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문자에는 '박정훈입니다. 전화 부탁드립니다!'(9월 2일) 이후 '에휴 이 지질한 놈아!'(9월 5일)라는 내용이 담겼다. 휴대전화 번호가 포함된 문자 내역을 공개하자 야당에선 반발이 터져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오른쪽)과 정을호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자택 앞에서 동행명령장 집행을 시도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1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교육위에서는 김건희 여사에게 금거북이를 건넨 혐의를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여당 간사 고민정 의원은 "아예 불출석사유서도 제출을 안 했다"며 "장관급 인사라면 최소한 국가의 시스템에 대한 아주 최소한의 존중은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전 위원장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 논문 대필 의혹이 제기된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 등 4인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집행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보건복지위에선 최근 야당이 주장하는 '중국인 건강보험 무임승차' 주장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현재 전체 외국인의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흑자 상태"라고 설명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문제로 언성이 높아졌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김인호 산림청장이 김 실장과 7년간 성남 시민단체에서 일했다. 사적 관계가 산림청장 임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가"라며 김 실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이에 문금주 민주당 의원은 "근거도 확실하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내용으로 정쟁화하겠다는 걸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여야 의원들 사이 설전이 오가자, 어기구 위원장은 "농해수위만큼은 정책국감에 올인하자"고 정리했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