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비극' 네 탓 공방…여 "尹 ODA만 관심" 야 "尹 탄핵 뒤 발생"(종합)

[국감초점] 외교부 국정감사…"외교부 심각한 직무유기" 질타
관세협상…與 "불리한 조건 수용 안돼" 野 "李 페이크메이커"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통위에서 열린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0.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학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여야가 전·현 정부에 원인이 있다고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13일 외교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하면서 최근 캄보디아에서 고문당하다 숨진 대학생 사건 등 급증하는 강력범죄와 관련된 질의를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집중했다.

오전에만 해도 여야는 한목소리로 외교부의 대응을 질타했으나, 오후에 들어서면서 발생 원인에 관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직전 박정욱 캄보디아 대사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력 범죄가 왕성하게 번져 있는 데도 인식이 없었는지 방치했는지 손을 놓고 있었다"며 "외교부에서 이런 부분을 철저하게 감사해야 한다"고 조 장관에게 촉구했다.

같은 당 한정애 의원은 "박 대사가 2023년 1월 캄보디아 대사로 발령이 난 후에 거의 매달 ODA(공적개발원조) 관련 회의를 한다"며 "그런데 국민 안전에 문제가 생겼는데 이와 관련한 회의는 2024년 9월 25일에 캄보디아 경찰청을 방문해서 취업사기 관련한 조치를 해달라는 것이 전부였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때도 양국 간 경찰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서 또 ODA 사업을 추가적으로 해보자라는 이야기를 한다"며 "핵심은 ODA 사업이었다"고 꼬집었다.

여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캄보디아 강력범죄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 때 아무것도 안 했다"며 "캄보디아에다가 ODA하고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거의 8000억 원 가까이 투자했는데도 우리 국민 200명, 300명이 범죄를 당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급증한 캄보디아 ODA 사업에 김건희 씨와 통일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연루된 만큼 박 전 대사가 국민 안전을 소홀히 하고 사업 등에 집중하면서 범죄가 급증했다는 취지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를 겨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작년 12월에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당해 직무가 정지됐다"며 "그런 다음에 8월 말까지 캄보디아에서 이 모든 일이 대규모로 일어난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에 안타까운 죽음을 당한 청년 사태는 7월 말에 가족이 신고했는데, 캄보디아 대사가 공석이었다"며 "현 정권에서 일어난 일인데 그에 대한 책임을 외교부 장관이 제대로 안 느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 외통위원장은 조 장관에게 "내일 당장 경찰청장을 대동하고 캄보디아로 가야 하는 거 아니냐"라며 "이번 사태도 그렇고 조지아주 감금 사태를 보면서 저는 정말 분노한다"고 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조 장관은 "경찰 3명이 파견됐고 추가로 국가수사본부에서 다수가 출발할 것으로 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앞서 "캄보디아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외교부는 가장 빠르게 수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대사가 공석인 상황에 대해서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며 "(현지 인력 배치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하겠다"고 말했다.

외통위 아주반은 오는 2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현장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뚜렷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힘을 실었지만, 국민의힘은 '양치기 소년' 외교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미국과 일본의 관세 협상 합의사항을 열거하면서 "전적으로 미국에 유리하고 일본에 매우 불공정한 내용"이라며 "우리가 미국에 대규모로 투자하게 되면 그 자체로 미국은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얻기 때문에 불공정한 내용은 절대로 받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기현 의원은 "합의문이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서로 얘기가 잘됐다고, 영화로 치면 극적 반전이 있는 잘 찍은 화제작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페이크였다. 페이크 메이커였다"며 "있는 그대로 발표하지 않고 국민을 속인 것이다"라고 질타했다.

같은당 김태호 의원은 "지금 이재명 정부의 외교를 보면 마치 '양치기 소년 외교' 같다"며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말 바꾸기만 계속돼 국민에게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지금 미국 측에서 대안을 가져오고 있기 때문에 모두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협상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