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장 "개헌, 시대정신 맞춰 핸드폰 업그레이드하듯이 해야"
"연성 헌법 돼야…내게 '내각제론자'라고 한 건 열받더라"
의장 마무리 후 행보는…"의원 임기는 2년 남아" 말 아껴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은 6일 개헌에 대해 "시대정신에 맞게 핸드폰을 업그레이드(하듯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에 출연해 "38년 전의 개헌은 AI(인공지능)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같은 건 도저히 생각도 못할 때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의 개헌 때 기억에 남은 국가 슬로건은 '하나씩만 낳아도 한반도는 초만원'으로 산아제한이 아주 심할 때였다면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그 시대에 맞춰서 만들어진 개헌(헌법)을 갖고 AI 시대의 미래를 헤쳐나가는 건 안 된다"고 했다.
우 의장은 "저는 합의되는 만큼만 (개헌을) 하자, 단계적으로 하자는 (입장)"이라며 "개헌의 문을 여는 개헌을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미 굉장히 많은 개헌안들이 이미 정리가 돼 있어서 그중에 지금 맞는 것을 선택만 하면 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개헌하는 과정이 너무 어렵게 돼 있는데, 그것도 연성 헌법으로, 개헌하기 어렵지 않게 만들 필요가 있다"며 "그야말로 핸드폰 업그레이드하듯이 시대에 맞는 개헌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와 함께 자신을 향해 '내각제 선호론자'라고 비판한 이들이 있었다면서 "그건 진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87년 대통령 직선제를 위해 죽자사자 싸운 사람"이라며 "우리 국민이 내각제에 동의하지 않을 뿐더러 지금은 좀 더 대통령의 강한 힘으로 나라를 제대로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구조 개헌'을 한다면 대통령 중임제나 연임제를 하는 편이 좋겠다고 본다면서 "내각제론자라고 뒤집어씌우니까 속으로는 열받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우 의장은 지난 4월 개헌을 언급했다가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도 뭇매를 맞았던 일을 상기하며 "당시 이재명 대표와 충분히 얘길했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나중에 (내게) '(개헌을)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내란 극복이 먼저라는 여론이 워낙 높아 할 수가 없어 조금 안타까웠다. 우 의장이 혼자 오해도 많이 받아 안타깝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우 의장은 지난달 초 중국 전승절 80주년 참석 계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때를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김 총비서에게 손을 내밀고 인사를 건네니 "'네, 반갑습니다' 하고 손은 잡는데 얼굴 표정은 굳었더라. 그래서 한반도 평화의 길이 멀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손으로 전해오는 온기는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를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살고, 이것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을 만들어내는 것일 텐데, 그런 점에서 보면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우 의장은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 땐 푸틴 대통령이 자신에게 현 남북 관계에 대해 묻고 '김 위원장(총비서)에게 내가 어떤 말을 전해주면 좋겠나'라고 언급한 게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에 우 의장은 한반도 평화의 시작을 '문화'로 가져가길 원한다면서 내년에 한국에서 열리는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위원회 총회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국의 울산 반구대 암각화와 북한의 금강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결정된 가운데 "총회가 끝나면 많은 사람들이 유산을 살필 텐데 그때 금강산을 열어달라. 나도 금강산을 걸쳐 원산 갈마까지 가서 하루 자고 오고 싶다. 이 얘길 꼭 좀 전해달라"고 했다 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꼭 전해주겠다"고 했다고 우 의장은 밝혔다.
한편 우 의장은 의장 임기가 마무리된 후 행보에 대해서는 "그때 가서 보겠다"며 "국회의원 임기는 2년 더 남았다"고 말을 아꼈다.
우 의장은 2024년 5월 민주당에서 치러진 전반기 의장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돼 그해 6월 본회의를 통해 선출됐다. 의장 임기는 2년이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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