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회의장 조기과열…조정식·김태년·박지원 '3파전'
7개월여 남은 의장 경선…양보 없는 물밑 경쟁
권리당원 투표 반영되는 첫 의장선거…'당심' 변수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벌써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경기 시흥을·6선) 의원을 비롯해 5선 김태년(경기 성남시 수정구)·박지원(전남 해남·완도·진도군) 의원까지 3파전 양상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세 의원 모두 후반기 국회의장에 나설 마음을 굳힌 것으로 파악됐다. 일찌감치 조 의원과 박 의원이 뛰어든 가운데 김 의원이 후발주자로 나섰다.
국회의장은 관례적으로 원내 1당이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각 1명의 후보를 정한다. 이후 해당 후보에 대해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을 진행하고 재적의원 과반 찬성 시 당선된다.
입법부 수장으로서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만큼 국회의장은 주로 다선 의원으로 후보군이 좁혀진다. 임기는 2년이다.
민주당에서 전반기 의장 경선은 2024년 5월 치러졌다. 당시 현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종 후보로 확정돼 그해 6월 5일 본회의를 통해 선출됐다. 지금 시점에서 후반기 의장 경선은 7개월여 남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미 세 인사가 뛰어들어 3파전까지 형성된 것은 내년 6월 지방선거 또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길에 모두 나서도 될 법한 인사들이 셈법을 따져 속히 갈 길을 정하고 승부에 나섰다는 것이다.
세 의원 모두 전반기 때도 의장 후보에 거론된 인물들로, 이번 선거에서는 양보 없는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 의원의 경우 당시 경선 후보로 나섰다가 추미애 의원으로의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완주하지 못했다.
김 의원과 박 의원은 불출마했다. 박 의원은 후보 등록 마지막 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제가 나설 때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세 의원은 의원들과 삼삼오오 만남을 갖는 등 현재 직·간접적으로 표심잡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의장은 권리당원 투표가 반영돼 선출되는 첫 의장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전반기 의장 선출 후 국회의원만 참여했던 국회의장·부의장 후보와 원내대표 선출에 권리당원 투표를 반영하는 내용의 당규 개정안을 확정한 바 있다.
재적의원 투표 80%, 권리당원 투표 20%를 합산해 과반 득표자를 선출하도록 정리한 것인데, 이에 따라 후보들은 의심(국회의원들의 마음)만이 아닌 당심(당원들의 마음)잡기에도 공을 들일 전망이다.
사실 민주당은 전반기 의장 경선 당시 친명(친이재명)계 강성 당원 지지를 받은 추 의원이 우 의장에게 패하면서 후폭풍에 휩싸인 바 있다.
우 의장에게 투표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들에게는 항의 문자가 쏟아졌고, 정청래 당시 최고위원(현 당대표)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 대표가 추 의원 낙선에 실망하는 당원들에게 사과 표명을 한 것인데, 바꿔 말하면 이는 우 의장 선출에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해석돼 우 의장이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에 후반기 의장 선거는 전반기 선출 때처럼 과열 양상은 지양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우 의장의 '다음 스텝'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 의장 측은 임기를 차질 없이 수행하는 일에 방점을 두는 한편 향후 행보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하마평에도 이름이 오른다.
우 의장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강단 있게 막아내는 모습으로 국민적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비상계엄 당시 67세였던 우 의장은 계엄 해제를 위해 진입이 막힌 국회 담을 넘었다. 모두가 흥분한 상황 속에서도 절차적 오류가 없어야 한다며 계엄 해제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매우 차분히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비상계엄 사태 직후 우 의장은 대권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만나 인사를 나눠 주목됐다.
우 의장은 지난 6일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에서 '의장 종료 후 행보'와 관련 "그때 가서 보겠다"며 "국회의원 임기는 2년 더 남았다"면서 말을 아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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