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주 4.5일제 장밋빛 그리더니 공무원 밤샘 복구 지시"

"시스템 복구에 수개월 걸릴 수 있어…거짓 희망보단 현실 알려야"
"13조 현금 살포, 그 돈으로 디지털 인프라 새로 구축하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9일 국가전산망 마비 사태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13조원의 현금을 살포하는 포퓰리즘 정책 대신, 그 돈으로 대한민국의 디지털 인프라를 완전히 새로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며칠째 정부 전산시스템이 마비된 지금, 우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에 직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대구와 광주에 분원이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애초에 지리적 이중화를 위해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애초에 고가용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설계된 시스템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다시 만드는 수준까지 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 대표는 "평소 주 4.5일 근무 같은 장밋빛 미래를 그리시던 대통령께서 이제 와서 공무원들에게 밤샘 복구를 지시하시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며 "이건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적으로 잘못 설계된 시스템은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 근본적인 리팩토링이 필요한 문제이고 여기에는 충분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1만 7060개의 정부 시스템 중 개발 시점이 오래된 시스템들은 단기간에 재설치와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며 "레거시 시스템들은 복구에 수주, 어쩌면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국민께 거짓 희망을 주기보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불이 꺼지고 시스템이 복구된다고 해서 위협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라며 "이 구조적 결함을 완전히 치유할 때까지 위험은 계속 존재한다. 작년 행정망 마비, 2022년 카카오 사태, 매번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전자정부표준프레임워크의 한계도 꼬집었다. 그는 "2008년부터 시작된 전자정부표준프레임워크는 과거 우리나라의 표준화된 전자정부 구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제는 일반적인 젊은 개발자들이 개발하는 환경과 너무 괴리되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외주 의존도 문제를 짚으며 △모든 정부 핵심 시스템의 99.99% 가용성과 지리적 이중화를 구체적으로 의무화하는 별도 법안 △매년 IT 예산의 30% 이상을 시스템 현대화에 의무 배정 △정부 시스템 전면 재구축 10개년 계획 △전자정부표준프레임워크 전면 현대화 △디지털 인재 특별 채용으로 핵심 시스템은 정부가 직접 개발·운영 등 다섯 가지 대책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우리나라 디지털 인프라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 경고"라며 "국민이 365일 24시간 안정적으로 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생이고 국가의 기본 책무"라고 강조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