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부조직법' 필리버스터 이틀차…장외투쟁 앞두고 총력전

정부조직법 등 4개 쟁점법안 '4박 5일' 필버…'여론전 무대' 활용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429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5.9.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국민의힘은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반대하며 이틀째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이어간다. '4박 5일 필리버스터'와 함께 장외투쟁을 병행해 추석 전 총력 여론전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4가지 쟁점 법안 중 첫 번째로 본회의에 상정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약 12시간째(오전 6시 기준) 필리버스터를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은 전날 본회의에 상정된 4개의 쟁점 법안에 대해 모두 필리버스터를 감행하기로 했다. 대상 법안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국회법 개정안 △국회상임위원회 의원 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안 등이다.

이중 첫 테이프를 끊은 정부조직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후 7시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주도로 종결될 전망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180석) 찬성하면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뒤 표결로 강제 종료할 수 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시작 직후인 전날 오후 6시 30분 종결 동의서를 제출했다.

뒤이은 표결에서도 결국 민주당 주도로 정부조직법이 처리 수순을 밟을 전망이지만 국민의힘은 정부조직법 표결이 끝나는 대로 나머지 3개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걸 계획이다.

민주당은 24시간마다 토론 종결 절차를 밟으며 나머지 법안을 차례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3박 4일간 필리버스터 개시와 종료가 반복된 후 오는 29일에나 쟁점 법안 처리가 마무리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필리버스터의 효용성이 크지 않다며 회의감을 드러내는 의원들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소수 야당으로서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으면서 필리버스터를 통한 최후의 저항이라도 해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국민의힘이 비쟁점 법안까지 필리버스터를 걸겠다고 하면서 산술상 '69박 70일' 필리버스터 정국이 예고됐다. 그러나 문신사법 등 비쟁점 법안에 대해서는 찬성으로 선회하기로 하면서 만장일치로 법안이 통과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조직법과 관련된 법안 4개는 아직도 심각한 문제가 그대로 남아있다"면서 "강한 반대의 뜻을 국민 앞에 보여드려야겠다는 총의가 모였다. 4개의 법안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를 감행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8일 서울시청 앞 대한문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도 예고했다. 장동혁 대표 출범 이후 지난 21일 대구에 이어 두 번째 대규모 장외 집회다. 원내에서는 필리버스터, 원외에서는 장외집회로 전방위적 대여 투쟁을 펼치며 추석 연휴 민심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필리버스터를 장외 투쟁에 앞선 '여론전 무대'로 삼아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더라도 민주당의 쟁점 법안 처리가 불가피한 만큼 이를 '일방 독주' 프레임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 장외 결집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