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의 전당’ 국회 하루종일 실랑이…결국 정부조직법 '필리버스터'

민주, 정부조직법 수정안 내며 국힘과 합의 기대…안건 순서 이견에 결렬
본회의서는 패스트트랙 안건 지정 표결서 소란…26일 정조법 처리 전망

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왼쪽),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의장 집무실에서 열린 의장주재 여야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5.9.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임세원 손승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5일 정부조직법 수정안 등을 두고 충돌했다. 민주당이 정부·대통령실과 논의해 금융 관련 조직 개편안을 일단 제외하기로 하면서 협상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으나, 쟁점 법안을 먼저 처리하자는 민주당과 비쟁점 법안을 먼저 처리하자는 국민의힘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다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이 열리게 됐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본회의 안건 처리를 위한 회동에 나섰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여야 합의가 된 것을 먼저 올리자고 했으나 민주당은 (우리가)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것을 먼저 상정하자고 하면서 의견이 엇갈렸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장은 민주당 쪽의 손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가 합의한 법안에서도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것은 정말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비쟁점법안에 대해 전부 필리버스터를 한다고 하니 일단은 법안 네 개만 올려달라고 의장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회동이 길어지면서 당초 예정된 오후 2시를 훌쩍 넘겨 본회의가 개의됐지만 이번에는 민주유공자 예우법 등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 위한 표결 과정에서 명패 수보다 많은 투표수가 발견되면서 여야 간 공방이 오갔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재투표를 해야 한다", "무효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우 의장은 국회법 제114조의3항(투표의 수가 명패의 수보다 많을 때는 재투표를 하나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때는 그러지 아니한다)을 들어 그대로 가결 처리했다.

패스트트랙 표결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하면서 쟁점 법안인 정부조직법 수정안은 오후 6시 20분쯤에야 상정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의 건이 명패수보다 투표수가 많은 상황이 발생하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불러 대화하고 있다. 2025.9.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고, 첫 주자로 박수민 의원이 단상에 올랐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원내운영수석부대표) 등 166명은 오후 6시 30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의 건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26일 오후 6시 30분이 지나서는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이 가능하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을 포함하면 180명이 넘어 종결하는데 걸림돌은 없다. 범여권은 이후 곧바로 정부조직법 수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대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금융위원회의 정책·감독 기능 분리와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등을 담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론 분열의 소재가 되는 것을 막고 금융 관련 정부 조직이 상당 기간 불안정하게 방치되는 것이 경제 회복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여야 간 합의를 통한 수정안 처리가 예상됐으나 끝내 불발됐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새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필리버스터를 동원해서 저지하려는 것은 역대 최초의 사례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비쟁점 법안 처리를 민주당이 미루고 쟁점 법안을 처리하려고 한다고 국민의힘이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금융 조직 개편안 제외를) 야당을 배려했다는 식으로 포장하는 것은 한발 후퇴해 정부조직법과 관련한 필리버스터를 하지 말아 달라는 얘기"라며 "(수정안과 관련해) 사전에 들은 바도 없고 상의한 바도 없다"고 비판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9차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5.9.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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