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장외투쟁 '강공'…'尹 어게인' '李 당선무효' 뒷수습 부담
7만 운집한 대구 집회 후 이번 주 서울서 대규모 집회 예정
당 일각서는 너무 일찍 극단적 카드 꺼내 들었다 우려 목소리도
- 김정률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국민의힘이 연일 대여 투쟁 수위를 올리며 전통 지지층의 결집효과를 보고 있다. 장동혁 지도부 출범 직후 성과로 보이지만 당 일각에서는 조기에 투쟁 이미지가 굳어지면 선거를 앞두고 '출구전략'을 마련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장외 집회에 '윤 어게인' 세력이 모습을 드러내 '탄핵 불복' 이미지가 강화되는 것도 부담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대구 동대구역에서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를 연 데 이어 이번 주말에는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이 황교안 대표 체제 이후 5년 8개월 만에 거리로 나선 것은 정부·여당의 권력 독식 속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국회에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이 일방적인 검찰개혁,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에 이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까지 강행하기로 하면서 국민의힘의 대여 투쟁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대구 집회서 주최 측 추산 7만 명이 운집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연일 장외집회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구 집회를 언급하며 "그곳에 모인 일반 시민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은 바로 이재명 정권 치하의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면 큰일 난다라는 위기의식이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당시 '조국 사태'를 통해 국면 전환에 성공한 만큼 이번에는 사법부과 삼권분립 수호라는 기치 아래 다시 여론 결집을 노리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는 상황에서 추석 밥상머리에 이재명 정부의 실정을 화제로 올려 연휴 이후 반전을 노려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장외집회 카드를 너무 일찍 꺼내 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정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 당은 뭐가 부족해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느냐를 우선 보고 난 후 (투쟁 방법을) 처방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며 "너무 일찍 (광장으로) 가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진단 없이 너무 일찍 극단의 방법을 쓴 것 같다"고 했다.
당 내부의 이런 비판적인 시선은 대규모 장외 집회가 당원과 정통 지지층을 중심으로 진행될 뿐 아니라 현장에서 '윤어게인' 등과 같은 탄핵 불복 목소리가 나오는 데 있다.
대구 집회에서는 "이재명을 끝내야 한다" "반헌법적 정치 테러 집단의 수괴"(장동혁 대표) "민주당 놈들"(신동욱 수석최고위원) "당선 무효"(김민수 최고위원) 등 지도부의 초강경 발언이 쏟아졌다.
일반 여론의 탄탄한 지지가 없는 상황에서 주요 지지층들로 구성된 단편적인 여론에만 매몰 돼 국민 전체 여론을 읽지 못하면 당이 다시 극우화 논란에 휩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당내 중도층 이탈 현상에 우려도 있다.
배현진 의원은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국정감사와 연말 예산 시즌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장외 집회를 지속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녹록지 않다"며 "원내에서도 출구 전략을 지도부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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