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구 장외집회 '결속 기대' 속 '윤어게인 되풀이 될라' 우려
친한계도 한데 모여 장외집회…계파 부각보다 정부·與 공격
'윤어게인 거리두기' 숙제…"장외투쟁 외 비전 제시도 필요"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5년 8개월 만에 돌아온 국민의힘 장외집회를 두고 당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국회 내 수적 열세에 시달리던 의원들의 당내 결속력을 다질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과 동시에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윤(尹)어게인' 세력이 이목을 끌 경우, 내란 프레임에서 더 헤어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걱정이 함께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다음날(21일) 오후 2시 동대구역에서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를 개최한다. 대구·경북(TK) 당협위원장은 각각 당원 300명씩, 부산·울산·경남(PK)은 200명씩, 수도권은 50명씩 등 5만 명 안팎이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 대구에서 국민·당원들과 함께 모여 더불어민주당을 강력히 규탄하고, 무도한 사법부 장악과 1인 독재 체제 구축을 막아내기 위한 결의를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의원의 구속과 나경원 의원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재판 2년 구형으로 계파에 상관없이 장외집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당내 기류가 형성된 상태다. 주류와 거리를 둬왔던 친한(친한동훈)계 의원 일부도 이날 장외집회에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더 이탈하게 된다면 개헌저지선(100석)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상당한 상태다. 이날 장외투쟁에서는 이에 따라 당내 상황을 성찰하거나 계파 간 이질성을 부각하기보다는 정부·여당의 실정을 한목소리로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집회에서 '윤어게인' 세력이 목소리를 높일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규탄대회를 열었을 당시에도 부정선거론자들의 구호인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 '사전선거 폐지', '당일 투표 수개표' 등 이른바 '윤어게인 플래카드'가 포착돼 빈축을 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런 우려를 고려해 이번 장외집회에서는 당에서 배포한 팻말 외에는 허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두고 한 재선 의원은 뉴스1에 "규모도 지난 규탄대회보다 커졌고, 장소 자체가 열린 공간이라 별별 사람들이 다 모이지 않겠나"라며 "(윤어게인 지지자도) 사실 우리 당 지지자인데 어떻게 강하게 제지하거나 막을 수 있겠나"라고 했다.
나아가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장외투쟁 외 뚜렷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외투쟁으로 당원들과 한데 모여 '세 과시'를 하며 정서적 고양감을 느낄 순 있지만, 여론을 국민의힘으로 끌어오기는 쉽지 않다는 등 실효성은 작다는 것이다.
PK 지역의 한 의원은 "지도부가 정비된 지 한 달이 됐고, 집회나 규탄대회도 여러 번 했지만 지지율은 여전히 박스권"이라며 "장외투쟁으로 극우적 이미지가 덧씌워질까 걱정이다. 올라가서 발언하고 당원들이 호응하면 물론 만족도가 상당하지만, 그것보다는 실력 행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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