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주애 해외경험 후계자 입지…이외 자녀 가능성 낮아"(종합)

정보위 현안보고…"김정은, 방중서 상당한 성과 자평하는 듯"
"金 건강, 심박·혈압 정상 범위…북중·북러 회담은 이견 평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5.9.11/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조소영 서미선 박소은 기자 = 국가정보원은 1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딸 주애가 최근 방중에 동행한 데 대해 "해외 경험을 쌓게 하면서 공개 행사장에는 등장하지 않고 부분 부분에만 등장하게 해 유력 후계자 입지를 다진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김 총비서의 5차 방중 및 전승절 참석에 대해 이런 내용의 현안 보고를 했다고 여당 간사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야당 간사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이 의원은 "김주애는 방중 기간 대사관에 머물며 외부 출입을 자제했고 귀국 시에도 전용 열차에 미리 탑승해 언론 노출을 회피해온 점이 특징"이라며 "그럼에도 유력 후계자 입지에 필요한 혁명 서사는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내부적으로 기록영화, 노동신문 사진을 통해 김주애, 김 총비서가 동행해 방중한 사실을 알리고 현지 대사관에 방문했음을 자연스럽게 북 주민들에게 공개한 모습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정보위에서 김 총비서 방중에 배우자인 리설주 여사가 동행할 가능성이 높고 김주애는 수행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했던 것과 관련해선 이종석 국정원장이 "판단을 위한 정보 취득 방법이 여러 가지 있는데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김주애의 방중 취지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김주애 세습을 염두에 둔 하나의 서사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국정원은 분석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질의 과정에 김주애를 제외한 자녀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국정원은 과거 여러 설이 있었으나 그 자녀가 장애가 있거나 유학하러 갔을 거란 설은 그렇게 유력하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학은 숨길 수 없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김주애를 후계자로 인식하고 서사를 완성하는 과정에 방중에 수행하게 한 게 아닌가 하는 게 국정원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북측은 이번 방중에서 김 총비서, 김주애의 생체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는 모습도 관찰됐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이 의원은 "특히 북 대사관 투숙, 특별기를 통한 행사 물자 및 폐기물 운송 정황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김 총비서에 대해서는 "김정은은 방중을 스스로 평가하기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도 보고했다.

박 의원은 "김정은이 다자외교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북·중·러 3국 간 연대를 과시하는 그림을 충분히 발신해 정상국가 지도자라는 모습을 보이려 했는데 그런 모습을 연출하는 데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한 것 같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정 부분 한계도 있다"는 점도 국정원의 평가로, 국정원은 "북한과 중국, 북한과 러시아 간 회담 시 이견이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5.9.11/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북·중·러가 그림상으로는 '3자 연대'의 모습을 보였으나 구체적인 정책 협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의 진전은 없었다는 점이 근거다.

이 의원은 김 총비서의 건강과 관련해서는 "행사 전체 일정을 특별한 문제 없이 무난히 소화한 것으로 평가돼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됐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김 총비서가 초고도비만으로 땀을 많이 흘리거나 계단을 오를 때 가쁜 숨을 내쉬는 경우도 있으나 심박이나 혈압 등 대부분이 정상 범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김 총비서의 이번 방중 외교는 "다자외교 데뷔에 따른 긴장과 미숙함이 보이는 측면도 있었다"고 보고됐다면서 열병식 입장 때 시 주석보다 앞서서 걸어가거나 회담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동을 따라하는 등의 '긴장된 행태'가 특이한 점으로 관찰됐다고 했다.

국정원은 이와 함께 "김정은은 중국 방문 전후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설을 방문해 역대 최대 엔진 개발 동향을 공개하는 등 미국을 대상으로 한 파격 수단 개발을 과시했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공개된 엔진은 한층 대형화된 다탄두, 극초음속 ICBM으로 파악되며 핵전력고도화 및 대미 협상력 제고 목적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향후 김 총비서의 행보에 대해서는 "중국 방문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공세적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과의 관계는 대화의 문턱을 높여 핵군축 협상을 압박하되 물밑 접촉도 모색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또 "대남 관계에 있어서는 적대적 2국가 기조하에서 한미동맹 등 추이를 탐색해갈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국정원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제재 해제'를 하는 듯한 인상은 주고 싶지 않아 '의도된 거리두기'를 했을 가능성도 거론하며 "그에 따라 공식 경제 협력보다는 밀무역이나 비경제 영역에서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라고 전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