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끝없는 내란몰이 유감"…李대통령 "정치의 사법화 우려"

여야 대표 오찬 후 30분간 비공개 단독 회담

(서울=뉴스1) 한상희 홍유진 손승환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8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비공개 단독 회담에서 "무리한 야당 탄압, 특히 끝없는 내란몰이에 대해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만인대 만인의 투쟁으로 번져선 안 된다. 정치의 사법화를 우려한다"고 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회담은 대통령실에서 열린 여야 대표 오찬 직후 30분간 진행됐다. 박 수석대변인은 회담의 메인 주제는 '정치 복원'이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앞으로 영수회담을 포함해 주기적으로, 또 필요할 때마다 (야당 대표와) 만남을 갖겠다"며 "상생과 화합이라는 큰 틀에서 야당 목소리 귀담아 듣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준비한 '빨간 수첩'을 바탕으로 분량 제한 없이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이 3~5분 발언을 요청했지만, 우리는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한 할 수 있는 내용을 다 하고 오자'는 기조 하에 메시지를 담고 키워드를 선정했다"며 "(공개 발언보다) 비공개 회담에서 오히려 더 선명한 메시지를 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 민주당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의 윤석열 전 대통령 폐쇄회로(CC)TV 열람, 사법개혁안, 검찰청 해체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인데 민주당에서 CCTV를 열람하는 등 인권침해적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대통령이나 정부가 수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인식을 준다"고 지적했다.

또 장 대표는 "반복돼 온 정치보복 수사를 끊어낼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특검 기간 연장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대법관 대규모 증원 등 사법파괴 시도에 대해 강력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장 대표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검찰 해체 시도와 관련해서도 수사체계 혼선이 가지 않도록 정부가 세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야당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도록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장 대표는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미흡하다"고 여러차례 강조하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비공개 회담에서는 민생 경제 현안도 논의됐다. 특히 상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방송법에 대한 보완 입법을 촉구했다. 부동산 대책 역시 정부 주도의 규제 일변도 정책이 아니라 민간 중심의 공급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통령이 '귀담아듣고 충분히 공감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 대표는 이날 합의한 '민생경제협의체'(가칭)에서 청년 실업, 부동산 대책 등 대선 당시 양당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야당과 대화 불가 입장을 고수해온 정청래 대표와의 악수도 주목을 받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악수는 사람과 하는 거다, 싸이코패스란 발언이 있었음에도 장 대표는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제1야당 대표로서 품위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영수회담 정례화라는 말을 쓰진 않겠다"면서도 "필요시 얼마든지 야당 대표가 만남을 요청하고 대통령이 거기에 맞춰 회담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어떤 현안이 생겼을 때 여야 영수가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풀어나갈 시기라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제안할 거고 그에 대해 이 대통령도 응하겠다고 밝혔다"고 밝혔다.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 발언을 속도조절로 받아들였다"며 "야당 입장을 듣고 추진하겠다는 뉘앙스로 저는 받아들였다"고 했다. 또 장 대표가 더 센 특검법,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안 등에 대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데 대해서도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충분히 속도조절이 이뤄지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