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中 열병식서 시진핑-푸틴과 나란히 설 것"(상보)

"배우자 리설주·김여정 동행 가능성…최선희·김성남·현송월 수행"
"방중으로 외교공간 확대 예상…한반도 정세 주도할 최적 카드로 판단한듯"

2일 국회에서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 2025.9.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박소은 기자 = 국가정보원은 2일 오후 늦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국무위원장)가 베이징에 도착해 방중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김 총비서가 3일 중국 전승절(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 승리)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천안문 성루에 서서 냉전기 삼각연대 구도를 재현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북중 정상회담 개최는 물론 북러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김 총비서 방중 동향 등에 관해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당 간사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야당 간사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당 국제부장, 현송월 부부장 등이 수행한 방중에서 리셉션 갈라에 참석해 각국 정상과 소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 분야와 연계한 현지 시찰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한다. 배우자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도 동행 가능성이 있다.

국정원은 방중 의도 및 배경 관련 "이번 방중이 한반도 정세를 주도할 최적의 카드로 판단한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고했다.

또 "이번 방중은 김 총비서 다자외교 데뷔전으로 북중러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파격 행보"라며 "향후 과감한 대내외 조치에 나설 소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실질적인 북중러 삼자 협력이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전향적인 새 국가발전 노선을 제시하거나 러시아로부터 반대급부 수확에 나서며 방러 카드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의 대화는 미측 태도를 주시하며 접촉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봤다.

북한의 대러 파병 관련해선 최근 3차 파병으로 계획한 6000명 중 전투공병 1000명이 러시아 현지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공개한 전사자는 350명 정도지만, 국정원이 4월 정보위에 보고한 전사자 규모는 최소 600명 수준이다. 우방국과 전황을 종합 검토한 결과 현재 사망자는 2000여명으로 재추산됐다.

북한 대내 동향 관련해선 10월 10일 당 창당 80주년과 9차 당대회 등 양대 정치행사를 본격적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 창건일을 맞아 병력 1만 명 이상을 동원한 대규모 열병식을 연습하고 있으며 10만여만 명의 대규모 집단체조를 5년 만에 다시 할 전망이다. 9차 당대회는 내년 초가 유력하다.

경제상황은 곡물 상황이 2년 연속 평균치인 460만 톤을 상회해 약 480만 톤이 생산될 전망이며, 무역은 코로나19 이전 약 90% 수준을 회복했다.

국정원은 "전체적으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고 중러와 경제협력을 활성화해 외화 물자 확보 노력을 강화 중"이라고 보고했다.

북한의 대남 태도는 이재명 정부 출범 뒤 북한과 남한 두 국가가 존재한다는 '2국가론' 기조를 유지하며 일부 태도변화 여지가 감지된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은 중국 방문 계기에 중러와의 관계를 밀착시켜 외교 공간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남 정책 전환이나 재조정 필요성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고, 단시일 내 남북관계 호응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