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장동혁에 만남 제안…여야 회동 성사 여부에 쏠리는 시선

장동혁 "공식 제안 없어"…당 지도부 인선·내홍 변수
정상회담 후속·검찰개혁 등 의제 오를 듯…여야 통합 계기 기대감도

'3박 6일' 일본·미국 순방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새벽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5.8.2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3박 6일간의 한미일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한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귀국 직후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의 여야 지도부 회동을 추진하라고 지시하면서 회동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남이 성사될 경우 경색된 정국을 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우상호 정무수석에게 장 대표와의 회동을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전날에도 장 대표에게 축하 난과 함께 한일·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장 대표는 "정식으로 제안이 오면 검토하겠다"며 "형식과 의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는 "대통령의 회담 제안에 응하겠다. 순방 결과를 설명하겠다고 한 만큼 야당 대표로서 당연히 들어봐야 한다"며 사실상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한미정상회담 결과 설명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동은 이르면 이번 주말에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취임 이틀째인 장 대표가 지도부 인선에 주력하고 있고, 당내 갈등 수습 과제도 남아 있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 청와대에서 근무한 야권의 한 관계자는 "영수회담은 정치적 행위인 만큼 정해진 절차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에도 만나지 않는 쪽이 정치적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며 성사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장 대표 측에 축하 난을 보낸 것도 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 대표는 "내가 당선됐을 때 그쪽에서 보냈기에 상응한 조치를 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부터 축하난을 받고 있다. 2025.8.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런 가운데 여야 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전날 본회의에서 자당 추천 몫 국가인권위원 선출안을 부결시킨 데 반발해 모든 국회 일정을 보이콧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보이콧 여부와 상관없이 개혁·민생 입법을 차근차근 처리하겠다"(김현정 원내대변인)며 정면 돌파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양측 회동이 성사될 경우 정상회담 성과 뿐만 아니라 주요 현안들도 대화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한일·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에 대한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장 대표는 노란봉투법과 검찰개혁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3차 상법 개정안 재고,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등을 건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 일각에서는 정청래 대표가 화만 보내고 악수조차 거부한 것과 달리, 이 대통령이 회동을 즉각 제안한 것은 파격적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회동이 여야 통합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기대감도 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4월 가진 영수회담은 사전 의제 협의 없이 차담회 형식으로 진행됐고,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돼 정국이 오히려 더 경색된 바 있다. 이번 만남이 과거와는 달리 여야 관계의 물꼬가 함께 트일지 주목된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