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대선 후보 꺾고 이변…당심·민심 괴리 '지방선거' 숙제

같은 반탄파 김문수 후보 2364표 간발의 차이로 따돌려
인물론 등 3박자 맞아 떨어지며 승기…지지율 등 민심 수습 과제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2025.8.26/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직전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단숨에 당 간판 정치인 반열에 올라섰다.

당면 과제는 당 지지율 회복이다. 당의 우경화 논란 속 당심과 민심의 간극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를 얼마나 빨리 수습하느냐에 내년 지방선거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주요 거점 도시 단체장만 수성하더라도 대권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 전당대회 결선을 열고 신임 당 대표로 재선 장동혁 의원을 선출했다. 장 대표는 결선 투표에서 22만 302표(50.27%)를 얻어, 21만 7935표(49.73%)를 얻은 김문수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따돌렸다.

홍준표·이재명 공식, 이번엔 안 통했다…김문수 '파파미' 꺠고 이변 연출

장 대표가 김 전 장관을 꺾은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선 대체로 '이변'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김 전 장관은 3선 국회의원에 경기도지사와 고용노동부 장관을 거친 당의 베테랑이다. 장 대표는 사무총장과 최고위원까지 지냈지만, 재선 의원으로서 아직 인지도 면에서 김 전 장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주된 평가였다.

특히 김 전 장관은 불과 세 달 전까지 당의 대선 후보로서 전국구 선거를 치렀다. 이재명 대통령이나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 대선 패배 후 당권을 쥐는 것이 정치권의 '뉴노멀'로 여겨질 정도로 대선 주자가 갖는 이점은 상당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결선 전 뉴스1에 "이미 지역 곳곳에 대선 당시 심어놨던 김 전 장관의 '파파미(파도파도 미담)' 이미지가 깊게 박혀 있어 장 후보가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물론' '후보 교체 파동' '金 찬탄 구애' 3박자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의 승리 요인으로 '인물론'을 꼽는다. 이번 전당대회에 본격적으로 얼굴을 내민 신진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레 '세대교체'를 화두로 띄울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당내 대표적 탄핵 반대파로서 강성 당원의 표심을 오롯이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대선 당시 후보 교체 파동 당사자인 김문수 전 장관에 대한 주류 의원들의 반감도 이번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김 전 장관이 결선 투표를 앞두고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등 당내 탄찬파(탄핵찬성파)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며 전략을 바꾼 점도 한몫했다.

야권 관계자는 "후보 교체 파동으로 김 전 장관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주류 의원을 중심으로 '조직표'가 가동된 가운데, 김 후보가 찬탄파에 손까지 내밀어버리니 강성 당원표가 오히려 더 결집을 해버린 것"이라고 했다.

다시 확인한 당심과 민심의 괴리…우경화 논란 속 지지율 회복 과제

실제 장 대표는 본선 당원 투표에서 13만2030표를 얻으면서 김 후보(10만1233표)를 압도했다. 결선에서도 장 대표는 18만5401표를 득표하며 16만5189표를 얻은 김 전 장관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반면 여론조사에선 김 전 장관에게 크게 밀렸다. 본선에서 장 대표의 여론조사 환산득표수는 2만1928표로 김 후보(3만552표)에 뒤졌다. 결선에서는 김 후보가 5만2746표, 장 대표가 3만4901표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총 득표수 차이가 불과 2367표라는 점에서 자칫 여론조사에 의해 당 대표 당락이 바뀔 수도 있었다.

장동혁 지도부의 당면 과제도 얼마나 빨리 민심을 수습해 당 지지율을 올리느냐다. 대선 이후 당 혁신위원회의 잇따른 좌초,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세력인 '윤어게인'과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전면 등장 등으로 당내 '우경화' 우려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장 대표 역시 선거 기간 윤어게인, 전 씨와의 연대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장 대표는 전날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진정한 협치가 이뤄지려면 힘의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 결국 국민들이 보내는 지지율밖에 없다"며 지지율 회복 의지를 밝혔다.

정치권에선 장 대표가 민심을 신속히 수습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 곧장 대권 주자 반열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소 서울과 부산 등 국민의힘이 갖고 있는 주요 광역자치단체를 지키는 시나리오다. 장 대표는 조속히 지방선거준비기획단을 띄운다는 계획이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