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표와 대화" 李대통령 돌아오면…여야 빙하기 풀리나(종합)

李대통령, 미국행 기내 간담회서 대화의지…정청래 '출구' 기회
"방미후 성과 공유 회동서 野와 소통"…국힘, 내일 새대표 선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와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공동취재) 2025.8.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통령 주재 여야 대표 회동에서 국민의힘 새 대표와 대화의 물꼬를 틀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는 정 대표의 강경 기조가 변화가 예상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께서 미국을 다녀온 후 여야 대표를 초청해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때 자연스럽게 정 대표와 국민의힘 새 대표가 소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 2일 당대표 당선 수락 연설에서 "사과와 반성이 먼저 있지 않고서는 국민의힘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실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광복절 행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추모식 등에서 마주했지만 악수도 대화도 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정 대표의 '악수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제1야당이 합헌 정당으로서 불법 비상계엄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단절해 여당 대표가 기꺼운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춰달라는 정중한 요청"이라며 "진심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날 미국행 공군1호기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대통령의 협치 발언에 대해 "아주 바람직한 말씀"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의 대표가 법적인 절차를 거쳐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며 "국정을 맡는 순간부터 여당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 관계자 모두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입장은 다르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22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여야 지도부와 가진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이 대통령,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당 대표와 대화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정 대표에게 출구를 열어주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그 첫 자리가 방미 성과를 공유하는 대통령 주재 3자 회동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정 대표의 현재 스탠스를 비판적인 어조로 말씀하시고자 했다면 '여당 대표의 말씀이 대통령과 입장이 달라서야 되겠습니까'라고 말씀하시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앞으로 집권여당으로서 국가의 비전과 민생을 책임지는 무한책임을 생각할 때 어떻게 분위기를 바꿔나가야 할지가 문제인 것"이라며 "정 대표는 여당대표로서 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면 국민의 미래와 민생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 대표가 현재의 강경한 태도에서 벗어나 전향적인 자세로의 변화를 암시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상임고문단은 지난 21일 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 정상회담 후 국내로 돌아와 그 성과를 이명박·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들과 여야 대표에게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 중 한 명을 새 대표로 선출한다. 두 후보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 '반탄파' 인물이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