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이정헌 필버 7시간 넘겨…"경영진 맘대로 하는게 공영방송인가"

EBS법 필리버스터 지속…국힘에 반박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박기현 기자 = 여당이 방송 3법 중 하나인 한국교육방송공사(EBS)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통해 반대 목소리를 내자 더불어민주당도 반박에 나섰다.

EBS법 개정안은 EBS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법안으로, 현재 9명인 EBS 이사 수를 13명으로 늘리고 추천 주체도 교육부 장관과 시도교육감협의체, EBS 시청자위원회 및 임직원, 학회, 교육 단체 등으로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첫 주자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오전 10시42분부터 22일 오전 0시8분까지 약 13시간 25분 동안 임기가 남은 공영방송 사장을 법으로 해임하는 건 명백한 위헌이라는 등 반대 논리를 폈다.

기자 출신 최 의원은 "13만 명이 넘는 교사노동조합연맹은 배제하고, 가입자 수가 가장 적은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를 이사회에 넣기 위해 법을 개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국 교사들한테 외면받을 것"이라며 '전교조를 위한 법'이라고 꼬집었다.

최 의원에 이어 필리버스터를 위해 연단에 오른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그러면) 경영진 제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냐"며 "그게 정의인가, 공영방송의 역할인가"라고 맞받았다.

그는 국민의힘이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를 의무화해 노조가 편성과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게 해 공영방송 독립성이 무너졌다는 지적에 대해 "편성위는 노사동수라 한쪽이 단독으로 의사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제도를 비판하는 측에서도 노사 동수로는 노사 의견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노조의 편성 개입이 과도해질 것이란 의견은 과장된 해석으로, 균형 잡힌 편성 논의를 보장하자는 것이 입법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은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내고, 권력 눈치만 살피는 사장은 경영진을 장악하고, 경영진은 권력 눈치를 살피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편성위도 거추장스러우니 제대로 운영하지 않아도 처벌되지 않으니 지키지 않는다"며 "이걸 제대로 지키자고 방송 3법 규정에 넣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자들과 제작진이 외부 압력, 권력과 자본의 압력으로부터 의지를 꺾고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야 건강한 언론, 공정한 공영방송이 살아 있고 민주주의가 살아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오전 7시30분 기준으로 7시간 20분 넘게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최 의원이 발언을 시작한 직후인 전날 오전 10시 43분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서를 제출했다.

국회법상 24시간이 지난 뒤 표결이 가능해 이날 오전 종결 표결을 거쳐 EBS법 처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고려해 본회의는 하루 산회 됐으며, 23일부터는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 등 후속 법안 처리가 이어질 예정이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