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한덕수 16시간여 밤샘 조사…'내란 공범' 구속영장 청구 수순
내란 공범 의혹 피의자 신분 조사…계엄 동조·가담 집중 추궁
'내란 동조 안했다는 입장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죄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공범 의혹을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재소환해 16시간이 넘는 밤샘 조사를 진행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 내 조사실에서 한 전 총리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시작해 자정 무렵 종료했다. 한 전 총리는 이후 1시간 30분가량 조서를 열람하고 오전 1시 50분쯤에서야 건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출석한지 약 16시간 20분 만이다.
한 전 총리는 '여전히 내란에 가담하거나 동조하지 않았다는 입장인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대선 출마는 조사를 피하려고 한 건가'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한 전 총리의 특검 출석은 이날이 두 번째다. 지난달 2일 첫 소환조사가 참고인 신분으로서 윤 전 대통령 혐의 입증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날 조사는 윤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에 동조·가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서 진행됐다.
특검팀은 계엄법상 한 전 총리가 당시 국무회의 부의장이자 국정 이인자로서 계엄에 관여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계엄법 2조는 국방부 또는 행정안전부 장관은 계엄 관련 사유가 발생하면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할 수 있고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려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전 총리는 '계엄 선포 직전 윤 전 대통령 연락을 받고 계엄을 저지하기 위해 국무회의를 소집했다'며 내란에 동조하고 묵인·방조했다는 지적을 일절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특검팀은 한 전 총리의 국무회의 소집 건의는 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한 '요식 행위'일 뿐이라 보고 그가 회의 소집 후 계엄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없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한 전 총리는 계엄 해제 직후 국회에 출석해 "국무회의에서 계엄 문건을 받은 적 없고 회의 후 양복 주머니에 있는 걸 알게 됐다"고 진술했는데 특검팀이 입수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그는 계엄 문건을 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한 전 총리는 계엄 후 법률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뒤늦게 작성된 사후 계엄 선포문에 직접 서명까지 해놓고선 '사후 문건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문건을 만든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게 폐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의 이 같은 행동들이 내란에 공모한 정황 증거들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그가 계엄 선포 전후 과정에서 한 일련의 행위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부작위'(不作爲)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다.
형법상 부작위범은 위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본인 행위로 위험 발생 원인을 야기한 자가 그 위험 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한 때 발생된 결과에 의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검 관계자는 한 전 총리의 행위들이 형법상 부작위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부작위가 아니라면 (계엄에 관여하기 위한) 본인의 적극적인 행위로 볼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한 전 총리 역시 내란 공범으로 보고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을 적용해 조만간 구속 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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