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잘 인도해 달라"…대주교 "말을 무장해제 하면 세상이 무장해제 돼"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해 "부족한 제가 당 대표를 하다 보면 실수도 할 수 있고 잘못된 길로 갈 수도 있다"며 "그럴 때마다 잘 인도해 주고 가르침을 주면 당대표 역할 수행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정 대주교와 만나 "인사드리고 가르침을 잘 받들기 위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비상계엄 내란 때 천주교계에서 윤석열 파면을 위한 시국선언을 내줘 큰 힘이 됐다"며 "제가 당시 국회 측 탄핵소추위원으로 헌법재판소에 가서 참고하라고 천주교 시국 선언문을 헌법재판관에게 드렸다. 판단에 큰 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로 제 결혼식 주례를 신부님이 보셨다. '너는 천주교 신자도 아닌데 왜 나보고 보라고 하느냐' 해서 제가 존경하는 분에게 주례를 맡기고 싶다고 해서 그런 인연도 있다"며 "87년 6월 항쟁 때 학생들이 전투경찰에 쫓길 때 명동성당에 와서 신부님들이 보호해 주고, 6월 항쟁을 활활 타오르게 하는 중심이 명동성당이 됐다"라고도 회상했다.

이어 "저는 그해 11월, 12월쯤 김대중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후보단일화 하라(는 것 관련해) 그때 명동성당 팀 연락 책임자였다. 대선 때 명동성당에서 여러 날을 잤다"며 "쫓아내지도 않고 보호해 주고 밥도 주고 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 대주교는 "내란 사태 이후 사회가 정치적으로 갈라져 있고 대립해 있어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때에 정치가 국민을 하나로 만들고 공동선을 만들어가는데 앞장설 중요한 때"라며 "대표도 '싸우지 않고 일하고 싶다'는 표현이 국민이 염원하는 화해와 상생과 맥을 같이한다고 느껴져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 6월 '배제와 장벽의 사고를 내려놓고 화해와 대화를 선택하라'고, '우리가 말을 무장 해제를 하면 온 세상이 무장 해제될 것'이라고 평화를 위한 대화를 촉구한 바 있다"며 "우리나라 정치 상황에도 참고해 볼 만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국제정치 관계에서도 유념해 보고 나아가 남북 관계에서도 그 부분을 참조할 수 있겠다 싶었다"며 "많은 장벽을 세우고 배제하고 이런 부분은 모두가 화해하고 상생하는 대화의 정치를 한번 생각해 보게 (하지) 않나 한다"고 덧붙였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