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놓고 갈라진 국힘 주자들…"진실 밝혀야" vs "당 나가라"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김건희 특검 등 3대 특검 대응 방안을 두고 격론을 벌이는 모습이다.

탄반파(탄핵반대파) 후보들은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해산 등 현실론에 입각해 강경한 대응을 주장하는 반면, 탄찬파 후보들은 리스크를 빠르게 해소하려면 협조가 불가피하다고 반박한다. 이 과정에서 찬성파 후보에 대한 '탈당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12일 야권에 따르면 조경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전날 조은석 내란특검팀의 참고인 조사에 출석했다. 조 후보는 "이번 사태는 우리 당에도 깊은 성찰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경고"라며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가감 없이 진술하고, 다시는 이런 위헌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를 비롯한 탄핵 찬성파 후보들은 이른바 3대 특검에 일정 부분 협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비상계엄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단에 더해 대중의 여론이 극히 좋지 않다는 점에서 협조해야만 '명분'을 살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안철수 후보도 이날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협조할 건 협조해 의혹을 해소해야 민심을 우리가 되찾을 수 있고, 그래야 무리한 특검 연장도 막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내년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특검 기간 연장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누가 봐도 명백한 정치보복성 특검은 제가 앞장서서 막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탄핵 반대파 후보들은 현실론을 강조하며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이 특검 수사 결과를 고리로 정당해산심판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협조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장동혁 후보는 특검에 대응해 장외 집회와 함께 각종 기술적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 10일 TV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간 특검을 반대했던 이유는 분명하다. 야당의 문을 닫게 만들 것이니 절대로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의 특검을 향한 정치보복 비판엔 "특검에 찬성하셨던 분이 이제와서 정치 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탄핵반대파 후보들은 조경태 후보의 특검 참고인 조사 참석을 두고도 "당을 나가라"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대통령 재판 앞에서는 한없이 온건하던 사람이 정작 동지에겐 색깔론을 덧씌우고 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다"며 "특검에 출석할 것이 아니라 당 윤리위원회에 출석해 마땅히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신동욱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적선에 올라타 동지를 향해 화살을 날리는 조경태 후보는 당장 당 대표 후보를 사퇴하고 당을 떠나기 바란다"고 했다.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도 전당대회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야당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될수록 특검에 대한 공포가 당내 확산하며 지지층이 '강경파'로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특검에 대한 피로도 역시 누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혁신파의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