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명경쟁 압승' 정청래, 3대 개혁·내란 척결 압박…내부 봉합 과제

61.74% 득표율 큰 차이로 박찬대 눌러…찐명 지도부 완성
당원주권시대·지선 '노컷 공천' 추진…원내 관계 설정 숙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5.8.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4선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찐명(찐이재명) 대전'에서 3선의 박찬대 의원을 상대로 승리하며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정 신임 대표는 임기 1년 동안 검찰개혁을 먼저 정리하는 동시에 언론·사법 개혁에 착수해 3대 개혁을 '전광석화'처럼 완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내란 종식'을 앞세워 국회 의결로 정부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국민 정당해산 심판 청구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고리로 국민의힘을 향한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대표는 2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전국대의원(15%)과 권리당원(55%) 투표, 국민여론조사(30%) 합계 61.74%의 득표율로 38.26%에 그친 박 의원을 누르고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정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국민과 당원의 뜻을 하늘처럼 섬기며 당대표로서 신명을 다 바치겠다"며 "실사구시형 탕평인사와 대동단결로 더 큰 민주당, 더 좋은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강력하고 유능한 정당, 그래서 승리하는 민주당을 반드시 만들겠다"며 "함께 경쟁한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인 박찬대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와 아낌없는 박수를 드린다"고 했다.

정 대표와 함께 '친명'으로 분류되는 황명선 의원도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막강한 '찐명'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정 대표는 이른 시일 내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당선 축하와 함께 한미관세협상 후속 조치, 개혁입법 등에 있어 국회가 해야 할 과제들을 논의·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전날(1일) MBC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대표가 되면 가장 먼저 이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입법을 국회가 언제,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상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의 조기 매듭을 언급하고 정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추석 귀향길 라디오에서 '검찰청 해체'라는 뉴스를 들려드리겠다"고 말한 만큼 '정청래 지도부'에서 검찰개혁은 최우선으로 처리될 것이라는 데 큰 이견은 없다.

대법관을 30명으로 증원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사법개혁과 과거 당 언론정상화특위 및 국회 방송공정성특위 등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언론개혁도 임기 내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전당대회가 끝나는 즉시 지금 바로 검찰·언론·사법개혁 TF(태스크포스)를 가동시키겠다"며 "추석 전 3대 개혁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청래, 박찬대 당대표 후보, 황명선 최고위원 후보. 2025.8.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대야(對野) 관계는 지금보다 더 경색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 대표는 전대 선거전 내내 국민의힘이 내란에 대한 처절한 반성을 하지 않는다면 심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해왔다. 대표 경선에 출마하면서 내건 제일의 가치도 '내란세력 척결'이었다.

다만 야권에서는 정 대표의 '정치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법사위원장 시절 국민의힘 의원들과 회의장에서는 고성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뒤에서는 대화로 오해를 풀어내면서 안정적으로 법사위를 이끌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는 누가 대표가 되든 대야 관계를 강공 일변도로 끌고 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내란척결'을 기치로 대표로 선출됐기에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당내 사항으로는 공약했던 당원주권시대를 실현하는 동시에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투명한 공천권을 행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권리 비율의 격차를 해소하는 '1인 1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지방선거 공천에 대해서는 비상식적인 컷오프를 없애는 이른바 '노컷 공천'을 통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이번 경선에서 당 소속 의원들은 박 의원을 더 많이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총선이 3년 후에 실시되기 때문에 정 대표의 영향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원내 의원들과 관계 형성은 숙제로 남았다.

또한 전대가 극단적 네거티브전으로 흐르진 않았지만 내부 갈등을 완전히 틀어막지는 못했다. 박 후보 측은 전날 호소문에서 '지지하는 국회의원 숫자가 많을수록 당원들의 반감을 키운다'거나 '당심과 의심의 거리가 너무 먼 지역구가 존재하고 드러날 것이다' 등 정 후보의 발언을 "구태 정치"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수락연설에서 "박찬대를 찍었든 정청래를 찍었든 우리는 민주당 당원이고 우리는 하나"라며 "박찬대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총리-당 대표 삼각 체제에서 아무래도 정 후보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갈등도 거세졌는데, 정 후보가 이런 우려와 갈등을 봉합하는 데 노력해야 대통령과 당 지지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청래 신임 민주당 대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시절인 지난해 12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유상범 국민의힘 간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24.12.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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