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당 대표 시대 예고…"협치 사라지고 적대적 공생관계"

정청래 "협치보다 내란 척결" 박찬대 "국힘 45명 제명 촉구" 압박
국힘, '반탄파' 김문수·장동혁 지지율 상위…강성 당원 표심 '호소'

정청래 후보와 박찬대 후보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7.1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금준혁 박기현 기자 = 여야 당대표 경선이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는 분위기로 흐르면서 양당 전당대회 후 여야 관계가 더 극한 대립으로 내몰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온 민주당은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 국민의힘을 향한 압박 수위가 이전보다 더 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은 찬탄파(탄핵 찬성파)와 반탄파(탄핵 반대파)가 자웅을 겨루는 가운데 당원 지지율이 높은 '반탄파' 후보들은 강력한 대여투쟁을 예고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국민의힘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현재까지 여러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정 후보는 충청권(19일)과 영남권 (20일)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 합산 결과 62.65%의 득표율로 37.35%의 박찬대 후보를 25.3%포인트(p) 차이로 앞서고 있다.

전국적인 수해 피해로 당초 전날(26일)과 이날 예정이었던 합동연설회가 통합 경선으로 치러지면서 최종 결과는 8월 2일 전당대회 때 확인하게 됐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현재의 추세를 고려하면 정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조경태(6선)·안철수(4선)·장동혁(재선)·주진우(초선) 의원 등 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가운데 찬탄파는 조경태·안철수 의원, 반탄파는 김 전 장관과 장동혁 의원이다. 주진우 의원은 중도로 분류된다.

국힘 의원 45명 제명 촉구…"국힘 호락호락하지 않아 싸울 수밖에"

정청래·박찬대 후보는 전당대회가 가까워지면서 국민의힘을 향한 압박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정 후보는 일찌감치 '협치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출마의 변에서부터 협치와 통합, 안정의 몫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돌리고 본인은 강력한 개혁을 추구하겠다고 밝힌 그는 "국민의힘이 호락호락할 리 없으니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페이스북에서는 "총을 든 계엄군을 국회로 보내 이재명,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를 수거하려 했던 내란 세력과 협치가 가능할까"라며 "협치보다 내란척결이 먼저"라고 국민의힘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박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태에서 '인간 방패' 역할을 한 국민의힘 의원 45명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출마의 변에서 국민의힘과 '협치할 건 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명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고 추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구성되면 '제명안'까지 제출을 예고하며 사실상 협치는 어렵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내란 특검에 의한 수사 결과가 나오면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를 가장 먼저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하겠다고도 했다.

6·3 대선에 출마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5.7.2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유례없는 이재명 총통독재, 야당 무시 입법 폭주"…대여 강경투쟁 예고

국민의힘 주자들도 이에 '강성'으로 맞서고 있다. '반탄파'인 김 전 장관은 지난 20일 출마를 선언하며 "이재명 1인 독재로 대한민국은 이제 더 이상 민주공화국이 아니다"라며 "유례없는 이재명 총통독재는 국회를 장악해 야당을 무시하고 입법 폭주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반탄파'인 장동혁 의원은 23일 출마의 변에서 "계엄은 수단이 잘못되기는 했다"면서도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의회 폭거를 저지른 민주당에 계엄 유발의 더 커다란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지지율이 높다.

국민의힘은 본경선에서 책임당원 80%, 일반국민 여론조사 20%의 비율로 반영해 당 대표를 선출한다. 정치권에서 강성 후보들이 실제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여야 관계가 더 악화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적대적 공생관계도 가능"…"극한 상황서 李대통령이 해결, 국힘은 더 강한 투쟁"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강성인 정치인 두 사람이 여야 대표를 한다면 강 대 강 대치를 넘어 적대적 공생관계까지도 가능하다"라며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더 극우로 가게 되면 어떤 법안을 처리해도 걱정할 게 없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욕만 해도 살아 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여당 대표는 아주 극한상황까지 몰고 가고 결정적인 순간에 대통령이 푸는 방식으로 정국을 끌어나갈 개연성이 높다"며 "국민의힘은 이에 대한 관성으로 더 강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 대표 선출이 모두 마무리된 후 여야는 더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민주당은 8월 2일, 국민의힘은 같은달 22일 당 대표를 선출한다. 단, 국민의힘은 4명의 후보 중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을 추려 추후 결선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