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불출마' 달라진 대진표…대선 리턴매치서 '신·구 대결'로

한동훈·나경원 등 유력 주자 불출마 선언…'새얼굴' 장동혁·주진우 출사표
탄핵 찬반 구도에 새 관전 포인트 더해져…한 층 복잡해진 판세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 참패한 가운데 혼란에 처한 당을 추스르고 이끌어갈 구원투수로 누가 등판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모습. 2024.4.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민의힘 당권 경쟁 구도가 기존 '대선 경선 리턴매치'에서 신구 대결로 재편되고 있다. 출마가 예상됐던 대권 주자들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장동혁·주진우 등 당내 신진 세력들이 빈자리를 채우는 모습이다. 야권에선 새 인물들의 가세로 전당대회 판세가 한층 복잡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대표는 "퇴행 세력들이 '극우의 스크럼'을 짠다면 우리는 '희망의 개혁연대'를 만들어 전진해야 한다. 좋은 정치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구도에 있어 가장 큰 변수였다. 당내 탄탄한 지지세를 갖고 있는 만큼,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따라 당내 주류 세력인 친윤계의 전략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더군다나 전시작전통제권 추진 등 이재명 정부의 정책은 물론이고 당내 우경화 논란에 대해 쓴소리를 이어가며 보수 진영에서의 존재감을 이어오고 있었다.

나경원 의원 역시 출마가 유력한 주자로 분류가 됐었으나, 끝내 불출마를 선언했다. 출마가 예상됐던 윤상현 의원도 뜻을 접었다.

한 전 대표와 나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당초 예상됐던 '대선 경선 리턴매치' 구도는 깨지게 됐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안철수 의원이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당내 대권주자들의 '재격돌'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심심찮게 나왔었다.

대신 그동안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재선 장동혁, 초선 주진우 의원이 속속 출사표를 냈다.

장 의원은 지난해 한동훈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역임하는 등 친한계 핵심으로 꼽혔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탄반파(탄핵반대파)'로 돌아섰다. 캐스팅보터인 충청(보령·서천)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주 의원은 당 법률자문위원장으로서 그간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전면에서 지적하며 당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 매김했다. 이번 인사청문 정국에서도 김민석 국무총리의 정치 자금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밖에 6선의 조경태 의원도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친한계 최다선인 조 의원은 최근 출마 선언을 통해 강력한 인적 청산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장 의원과 주 의원의 등장으로 이번 전당대회 구도가 신구 대결로 재편됐다는 분석이다. 김문수 전 장관은 15~17대 국회의원에 재선 경기도지사, 안철수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시절부터 대권 주자로 거론됐던 만큼 정치권에서는 베테랑으로 꼽힌다. 탄핵 찬성·반대라는 구도에 더해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더해진 것이다.

새 얼굴이 등장한 것을 두고 당 내외 반응은 긍정적이다. 전날 당 의원총회에서도 장 의원과 주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두고 의원들의 격려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모 국민의힘 의원은 "탄핵 찬반과 관계없이 이번 전당대회는 그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새 얼굴들이 나와야 한다. 당에도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당대회 판세도 더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장 의원의 경우 당 주류인 친윤계의 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나, 친윤계 자체가 구심점을 잃고 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향력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김문수 전 장관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1위를 기록했으나, 단일화 파동을 거치며 주류 의원들의 불신이 깊어졌다는 평가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