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알고 정청래 몰랐다?' 강선우 사퇴에 전대 표심 '술렁'
박찬대 사퇴촉구 17분만에 강 사퇴…정청래 "안타깝다"
강 후보 논란에…박찬대측 '국민 여론', 정청래측 '당심' 무게
- 서미선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임윤지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보좌진 갑질 등 각종 논란 끝 자진 사퇴하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결과에도 영향이 있을지 주목된다.
정청래, 박찬대 당대표 후보는 나란히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을 앞세우면서도 그간 강 후보자 거취 문제엔 온도차를 보여 왔다.
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아프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 강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 후보가 글을 올린 지 17분 만에 강 후보자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여권에 따르면 당 내부에선 강 후보자 사퇴 입장 표명 전 거취에 대해 알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퇴를 촉구했던 박 후보는 이에 "(강 후보자와) 따로 사전에 이야기하진 않았다"면서도 대통령실과의 교감 여부엔 즉답을 피했다.
강 후보자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당권 주자로서 '강선우 리스크'를 차단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읽힌다.
정 후보 측도 강 후보자의 사퇴 기류를 미리 감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본인이 밝히기 전에 이에 대한 의견 표명은 전혀 없었다. 일반 여론과 달리 당심은 강 후보자를 지지하는 분위기였다.
정 후보는 강 후보자 관련해 대통령 인사권 문제를 전당대회와 엮어서 끌고 갈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당원들 사이 강 후보자를 비토한 박 후보를 향한 반발이 제기되는 상황도 주시하고 있다.
일부 당원은 박 후보를 향해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강선우 의원과 지지자를 이용했다" "당대표가 당원과 소속 의원을 지켜내지 못하면 욕심만 남을 것" 등 배신자라는 취지로 비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는 강 후보자 사퇴 뒤에도 "결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텐데 잘 헤쳐나가기 바란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강 후보자의 갑질 논란을 놓고 두 당권 후보 간 인식 차이는 이전부터 노출돼 왔다. 박찬대 후보는 앞서도 강 후보자 임명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견지했다. 지난 18일엔 MBC 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 강 의원에 대한 지지는 있다"면서도 "정치적 신념, 정부와 대통령의 생각, 국민 마음 셋을 잘 판단해 옳은 결정을 내려야 되지 않나"라고 했다.
반면 정 후보는 국회 인사청문회 직후 강 후보자를 공개 지지했다. 지난 15일엔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강선우 '곧 장관님' 힘내시라"며 "발달장애 딸을 키우는 엄마의 심정과 사연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했다.
그는 17일엔 오마이TV 인터뷰에서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이다. 비가 올 때는 같이 비를 맞아 주는 것"이라며 "기쁠 때는 같이 기뻐하고 슬플 때는 같이 슬퍼하는 게 동지적 의리"라고 엄호했다.
강선우 후보자는 이에 화답하듯 이날 사퇴의 변에서 "함께 비를 맞아줬던 사랑하는 우리 더불어민주당에도 제가 큰 부담을 지웠다"며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진심 한 편 내어 응원해 주고 아껴주는 모든 분의 마음 마음, 귀하게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권 후보의 입장차가 뚜렷했던 만큼 강 후보자 사퇴 여파가 판세에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사다. 현역 의원 지지세가 강점인 박 후보가 여론에 보다 무게를 뒀다면, 정 후보는 당심 등을 고려해 '동료 의원'인 강 후보자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대표 경선은 당원 투표 70%(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치러진다. 현재는 이 중 충청·영남권 권리당원 투표 결과만 공개됐으며, 누적 기준 정 후보가 62.65%, 박 후보가 37.35%로 약 25%포인트(p) 격차로 정 후보가 앞섰다.
박 후보는 "오로지 이재명 정부 성공만을 위해 많은 부분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정도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는 여론 상 부담 등을 덜기 위해서란 취지다. 실제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19~21일 전국 만 18세 남녀 2002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강 후보자 적합도 질문에 응답자의 60.2%는 부적합하다고 했다.
강 후보자 논란 등에 여당과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동반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조사한 결과 민주당 정당지지도는 직전 조사 대비 5.4%포인트(p) 하락한 50.8%였다. 14~18일 전국 18세 이상 2514명을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같은기간 2.4%p 하락한 62.2%였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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