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에 판세 뒤집혀"…대선 후보 '입 리스크' 경계령

유권자는 단순 말실수 아닌 후보 가치관으로 인식…표심 직격탄
과거 대선 때도 실언 논란…향후 TV토론 변수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6·3 조기 대선을 19일 앞둔 가운데 주요 대통령 후보 진영에서 나온 발언들이 논란이 되자 각 캠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조기 대선 특성상 민감한 발언 한마디가 대선 판세 전체를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실언이 단지 '말실수'에 그치지 않고 후보의 가치관과 각 당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지표로 해석되며 여론에 강한 파급력을 가진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던 지난 12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유세 현장에 있던 같은 당 배현진 의원에 '미스 가락시장'이라고 언급한 게 논란의 발단이 됐다.

민주당은 해당 발언에 "여성을 장식품처럼 여기는 차별적 여성관이 몸에 배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2011년 경기지사 시절 '춘향전 망언' 등 숱한 여성 비하 발언으로 지탄받았는데 여전히 개선의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 측은 "진의가 왜곡됐다"며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문수 의원이 논란을 일으키며 선거대책위원회 유세본부 부본부장직에서도 사퇴했다.

이재명 후보의 '군 복무 경력 호봉 반영' 공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이 '여성에겐 출산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가 여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민주당 선대위가 곧바로 브리핑을 통해 검토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논의되거나 결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함부로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는 것에 충분히 주의하게 할 것"이라고 수습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최고령인 김문수 후보를 겨냥해 "미래에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인가. 나이가 74세인데 뭘 성장시키냐"고 비꼬았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이 46세에 집권한 점을 언급하며 "왜 40세 이준석은 안 되고 74세 김문수는 된다는 건가"라고 해 일각에선 '세대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과거에도 '입 리스크'로 후보들이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북한 응원단에 '자연미인'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논란이 불거졌고,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는 '돼지 발정제' 논란으로 지지율이 출렁이자 사과한 바 있다.

이번 대선은 큰 변수가 없는 흐름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선거 후반으로 접어들면 네거티브가 강화되고 발언 수위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 국면에서 어느 진영이 실수를 덜 하느냐가 막판 변수로 남아 있다.

오는 18·23·27일에 열릴 대선 후보 공식 TV토론은 후보의 능력뿐 아니라 품성과 안정감을 검증할 수 있는 무대가 된다. TV토론에서 나오는 발언에 실수가 있을 경우 상대 후보에게 공세 빌미를 제공할 뿐 아니라 여론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기 대선을 초래한 12·3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에 대한 책임론, 각 후보의 과거 논란이 된 발언도 TV토론의 주요 쟁점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인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7.5.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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