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3+4 중임제 개헌으로 대통령과 다수당 안정시켜야"
[인터뷰] 정계원로 이끄는 개헌 전도사…"힘의 정치 바꿔야"
"이재명 2심 유죄 시 대선 다시 치를 수도…후보 사양해야"
- 심언기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임윤지 기자 =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개헌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해묵은 과제이지만 12·3 비상계엄이 불러온 정치 위기 탓에 개헌의 당위성에는 그 어느 때보다 힘이 실리고 있다.
'87년 체제'가 수명을 다했다는 지적에는 여야 정치권 모두 이견이 없다. 방향성과 각론에서 차이가 있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점에는 사회 전반적 공감대도 형성됐다.
5공화국 종언과 87년 체제 탄생 격변의 한복판에 섰던 '노정객' 정대철 헌정회장은 "국민적 요청"이라는 한마디로 개헌을 정의했다. 가장 절박한 과제임에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말을 바꿔온 정치권도 12·3 계엄 사태로 더 이상 책임을 방기해선 안 된다는 고언을 내뱉었다.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탄핵 찬성 세력과 반대 세력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물리적 힘을 행사하거나 양 세력의 충돌로 인한 혼란이 우려됩니다. 정치·사회 지도자와 정부가 합심해 헌재 심판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를 설득해야 합니다."
민주당계 출신 첫 헌정회 수장으로 선출된 정대철 회장은 17일 국회 헌정회에서 가진 뉴스1과 인터뷰에서 극단으로 나뉜 우리 사회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후진적 정치행태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개헌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역설했다.
정 회장은 "대한민국의 현재 정치 상황은 전쟁 상태를 방불케 한다"며 "정치가 실종, 상실돼 상생과 협치의 정치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수 의석으로 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야당은 물론 거부권으로 이를 무효화시키는 여야 모두를 비판하며 "힘의 논리가 너무 쉽게 행사돼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힘 대 힘의 대치 완화를 위해서라도 개헌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12·3 개헌 사태의 교훈 △국민적 요청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민주주의와 정치 발전 △가장 절박한 정치 개혁의 일환 △1987년 이후 38년간 번번이 무산된 전례 △단시간 내 가능한 원포인트 개헌 등에 헌정회의 뜻이 모였다고 전했다.
조기 대선 시 권력구조 개편 개헌 형식에 대해선 '3+4'(2년 임기 단축 및 4년 중임제) 개헌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5년 단임으로 하면 대선과 총선, 지방자치 선거가 조율되지 않아 거의 매년 선거가 있을 수 있다"며 "총선과 대선을 함께 해 대통령과 국회의 다수당이 안정된 정치를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 시 개헌 논의가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회장은 이에 "원포인트로 권력구조만 개헌한다면 국민투표까지 35~60일 이내에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만 설득하면 쉽게 가능하다"며 "탄핵을 희석할 위험이 있다고 하다가 최근에는 내란 행위를 추적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안 하겠다는 핑계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헌정회장이 아닌 민주당 원로로서 이 대표를 향한 개인적 소신 발언도 내놨다. 공직선거법 2심 유죄가 나오면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사회적 혼란상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대통령 임기 중 새로운 소추를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진행 중인 형사 재판이 중단된다는 명문 조항이 없다"며 "2심에서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형을 받은 채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대선을 다시 치러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원과 당을 위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스스로 사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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