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사니즘' 이재명, 이재용 만남…반도체법 해결 '우클릭 화룡점정'

만남 시점 20일, 헌재 선고 뒤…"청년 SW육성 아카데미 와 달라" 삼성 제안
조기대선 국면 가능성, 반도체법 담판 짓나…"다 열어 놓고 논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5당 공동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다. 반도체특별법이 '주52시간 예외 조항'에 막혀 공전하고 있는 만큼 이 대표가 삼성 수장을 만나 전향적인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특히 두 사람의 만남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여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 국면일 가능성이 크다.

4일 민주당과 재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20일 서울 강남구 싸피(SSAFY) 아카데미를 방문해 이 회장과 간담회를 갖는다.

삼성과 고용노동부가 운용하는 싸피는 소프트웨어 개발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이 교육 과정상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교육생 전원에게 매달 10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그간 기업인들을 만나 경제행보를 지속해 온 이 대표는 삼성과도 지속적으로 만남을 추진해 왔는데, 일정을 조율하는 도중 삼성 측이 싸피 아카데미 방문을 먼저 제안하면서 이 대표와 이 회장과의 만남이 성사됐다.

"인공지능(AI) 기술 인력을 10만명까지 양성해야 한다" 이 대표의 구상과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은 IT 생태계 저변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이 회장의 철학이 맞닿는 지점이라는 점에서 싸피 프로그램이 만남의 주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는 최악의 고용난을 겪고 있는 청년 세대의 취업 지원도 주장하고 있어 삼성 측의 제안을 흔쾌히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서 이 대표와 이 회장은 청년 소프트웨재인재 육성 방안과 지원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두 사람 만남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이 자리가 단순히 청년 인재 육성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끝나진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재계 총수가 정부·여당이 아닌 야당 대표를 단독으로 만나는 일이 흔치 않은 데다 이 대표가 유력 대권주자인 만큼 반도체 업계의 숙원인 반도체특별법과 관련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 소재 그루파마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해 메달리스트들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4.9.18/뉴스1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계가 반도체특별법은 물론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 대표 또한 이 점을 고려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이 회장과 현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반도체 R&D 인력에 대한 주52시간 예외 적용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보여왔는데 이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전향적인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민주당 입장에 변화가 있다면 반도체특별법 처리도 여야 합의로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 대표와 이 회장과의 만남에 대해 "주52시간까지 대화 주제는 다 열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는 물론 칩스법에 따른 반도체 보조금도 재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370억 달러를 들여 미국 텍사스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 중이며 미 행정부로부터 47억 4500만 달러(약 6조 9000억 원)의 보조금을 약속 받은 상태다.

hanantway@news1.kr